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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롯기? 서울찬가?…후반기 기대되는 '4강 컨셉'


예측불허 순위싸움, 안심할 팀 아직 없어

[정명의기자] 휴식은 끝났다. 이제 본격적인 후반기 레이스가 시작된다. 아직 안심할 수 있는 팀은 없다. 올 시즌 가을야구가 어떤 조합으로 펼쳐질 지도 예측불허다.

전반기까지의 순위를 볼 때 그동안 만나보기 어려웠던 다양한 가을야구 매치업이 기대되고 있다. 23일부터 시작되는 후빈기. 과연 올 시즌 야구팬들이 만날 가을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새로운 버전의 '엘롯기' 동맹?

'엘롯기 동맹'이라는 말이 있다. 프로야구에서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유명한 신조어다. 2000년대 초반 LG, 롯데, KIA가 나란히 침체기를 겪은 데서 유래했다. 그러나 이 동맹은 KIA의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롯데의 2008년부터 시작된 5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로 해체되고 말았다.

올 시즌에는 새로운 성격의 엘롯기 동맹이 등장했다. 이번에는 세 팀이 동시에 잘나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전반기 막판 살짝 와해되기는 했다. 단독 2위 LG만 유일하게 4강권을 지키고 있는 반면 KIA는 5위, 롯데는 6위까지 밀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세 팀이 동시에 가을잔치에 초대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4위 두산과의 승차가 KIA는 1.5경기, 롯데는 2.5경기에 불과하기 때문. 언제 뒤집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승차다. 5할 승률에서 14승이나 더 벌어놓은 LG는 여유가 있다.

만약 세 팀이 동시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다면 이는 32년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1995년 정규시즌에서 LG가 2위 롯데가 3위, 해태(KIA의 전신)가 4위에 올랐지만 당시 3-4위 간의 승차가 3경기 이상이면 준플레이오프가 열리지 않는다는 규정에 의해 롯데와 LG만 가을잔치에 참가했다.

◆'서울의 가을'은 어떤 색깔?

서울 팀들의 약진이 눈에 띄는 전반기였다. 전반기 종료 시점까지 서울을 연고로 하는 LG, 넥센, 두산이 모두 4위 안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사상 첫 서울 연고 3팀의 동반 4강이라는 꿈이 무르익고 있다.

2008년 창단한 넥센이 목동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기존 잠실 한 지붕 두 가족 LG, 두산과 함께 서울에는 3개 팀이 존재하게 됐다. 하지만 넥센이 창단 후 한 번도 4위 안에 들지 못했고, LG도 넥센의 창단 시점에 암흑기를 겪고 있었다. 따라서 서울 팀들이 동시에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시나리오는 아직 펼쳐지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전반기까지는 서울 3팀이 모두 4강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LG가 2위, 넥센이 3위, 두산이 4위다. LG-두산과 넥센이 벌이는 '지하철 시리즈', LG와 두산이 맞붙는 '덕아웃 시리즈' 등에 대한 기대감도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

◆결국 그 나물에 그 밥?

최근 몇 년간 지겹게(?) 봐왔던 조합이 다시 한 번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명 '그 나물에 그 밥' 조합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포스트시즌 진출 팀 명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SK와 롯데는 5년간 개근했고, 삼성과 두산은 4차례 이름을 올렸다. KIA가 두 차례(2009, 2011년) 얼굴을 비춘 것이 그나마 새로운 점이었다.

올 시즌 역시 이런 식상한 조합으로 포스트시즌이 치러질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 선두 삼성의 4강 탈락을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으며 두산은 4위에 올라 있다. KIA, 롯데도 각각 5,6위에 자리잡고 4강 재진입을 호시탐탐 노리는 중. 4위 두산에 6경기 뒤져 있는 SK도 아직 희망이 있다.

결국 LG와 넥센이 하기 나름이다. LG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넥센은 2008년 창단 이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2위, 3위에 올라 있는 LG와 넥센이 후반기에 얼마나 4강권에서 버텨내느냐에 따라 올 시즌 가을잔치의 신선함, 식상함의 차이가 결정될 전망이다.

*2008~2012년 4강 조합(최종 순위 순)

2008년 : SK-두산-롯데-삼성

2009년 : KIA-SK-두산-롯데

2010년 : SK-삼성-두산-롯데

2011년 : 삼성-SK-롯데-KIA

2012년 : 삼성-SK-두산-롯데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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