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친정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 이하 PSV)으로 임대가 결정된 박지성(32, 퀸즈 파크 레인저스). 그의 선택은 시쳇말로 '신의 한 수'였다.
박지성은 2005년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로 이적한 지 8년 만에 PSV로 돌아갔다. 비록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과 PSV 사이 이견과 박지성의 높은 연봉으로 인해 1년 임대라고는 하지만 완전 이적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이미 메디컬테스트를 끝낸 박지성은 워크퍼밋(노동허가서)이 발급되는 대로 PSV에 합류해 뛸 예정이다. 워크퍼밋을 받기까지 열흘 정도의 시간이 걸려 오는 18일 홈구장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고 어헤드 이글스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4라운드에서 데뷔전이 예상되지만 좀 더 빨리 처리될 경우 11일 홈에서 열리는 NEC 네이메헌과의 홈 개막전 출전도 기대해볼 수 있다. 물론 선수 등록 절차가 있는데다 팀 훈련에 늦게 합류해 완벽하게 손발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복귀 데뷔전을 치르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8년 만의 친정팀 복귀이긴 하지만 자신과 함께 PSV에서 활약했던 필립 코퀴가 감독으로 있어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코퀴는 박지성의 활용법을 잘 아는 인물이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중앙은 물론 측면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라며 탄력적 기용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박지성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클럽대항전 주요 경기 경험이 많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PSV는 현재 쥘테 바레험(벨기에)과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을 진행 중이다. 1차전은 박지성 없이 2-0으로 이겼다. 2차전을 통과하면 플레이오프를 거쳐 본선 32강에 오르게 된다.
PSV는 현재 경험이 부족한 20대 중반의 선수들이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판 보멀이 은퇴한 뒤 30대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챔피언스리그와 멀어져 있던 PSV 입장에서는 2004~2005 시즌 4강 진출에 큰 공을 세웠던 박지성이야말로 최고의 카드로 꼽을 수 있다.
궁합도 잘 맞는다. 박지성은 2002 한일월드컵 4강 활약 직후 거스 히딩크 감독을 따라 PSV에 입단하며 유럽으로 진출했다. 첫 시즌에는 적응 부족과 부상 여파로 애를 먹었지만 이후 두 시즌에서 성공시대를 열었다. 유럽에서의 성공에 발판이 된 팀이 PSV였던 셈이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맨유에서 나와 QPR에 입단하면서 "QPR에서 은퇴를 하겠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QPR과는 내년 여름까지 계약되어 있다. 하지만 QPR과는 궁합이 잘 맞지 않았고, 팀도 2부리그로 강등됐다.
그동안 박지성이 유럽에서 거둔 성과를 생각하면 QPR은 격이 맞지 않는다. 해리 레드냅 감독이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박지성을 외면했고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경기력 유지에도 애를 먹었다. 구단주인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 아시아 회장의 마케팅으로 이용되는 등 경기력과는 상관없는 땀을 흘려야했다.
이런 박지성이기에 과감하게 PSV로 복귀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새 시즌을 잘 마친 뒤 완전 이적을 해 PSV에서 은퇴를 하게 되면 그것도 훌륭한 그림이 된다.
당연히 PSV는 박지성이 명예 회복을 도모할 수 있는 팀이다. 정규리그는 물론 챔피언스리그까지 나간다. 꿈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는 박지성에게도 절대 놓을 수 없는 대회다. 우승, 준우승 등 다양한 성과를 겪어 봤다는 이점도 있다.
동시에 2007~2008 시즌 이후 라이벌 아약스, 페예노르트 등에 내준 정규리그 우승컵을 되찾아 오는데도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PSV는 가장 최근인 2011~2012 시즌 네덜란드축구협회(KNVB)컵 우승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박지성으로서는 다양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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