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이 점점 냉혹한 순위 경쟁으로 흘러가가고 있다. 상, 하위 스플릿이 가려지는 26라운드까지는 4경기가 남았다. 매 경기 그야말로 혈전 중의 혈전이다.
이미 12위 대구FC부터 14위 대전 시티즌까지는 하위 스플릿이 확정됐다. 1위 포항 스틸러스는 이번 주말 23 라운드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상위 스플릿이 자력 확정된다. 중위권 팀들이 일단 강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하위 스플릿으로 미끄러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희비가 갈리는 7위 안에 들기 위한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다. 현재 6위 인천 유나이티드(35점)부터 9위 성남 일화(30점)가 치열한 상위 스플릿 경쟁을 벌이고 있다 5위 수원 삼성(36점)도 안심할 수 없을 정도로 승점 획득 싸움이 숨이 막힐 정도다.
이런 와중에 펼쳐지는 17일 수원 삼성-성남 일화의 맞대결은 23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다. 일명 계마대전(鷄馬大戰) 또는 마계대전으로 불리는 두 팀의 경기는 향후 상, 하위 스플릿 구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원은 최근 짧은 패스 위주 축구로 전환해 서서히 스타일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스테보, 라돈치치 등 장신 공격수의 부재를 패스로 해결하고 있다. 이들 없이 치른 최근 세 경기에서 2승1패(6득점 2실점)로 나름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A대표팀에 선발됐던 조동건은 최근 3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과시 중이다. 대표팀에서 이렇다 할 장면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배우고 왔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다. 전반기 성남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친청팀에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또, 대표팀 간판 수문장 정성룡은 오히려 페루전을 뛰지 않으면서 체력을 아낄 수 있었다.
성남은 전력 누수가 많다. 중앙 미드필더로 수비라인 앞에서 1차 저지선 역할을 하는 김철호가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급성장한 중앙 수비수 임채민은 부산 아이파크전 퇴장으로 역시 나설 수 없다.
매 경기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성남 입장에서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서 수원을 만나게 됐다. 안익수 감독이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자극적인 말을 해도 단기 효과밖에 내지 못하고 있다. 선수들의 냉철한 문제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격수 김동섭은 최근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골 감각을 뽐내고 있다. 대표팀에서 골을 넣지 못한 심리적 위축을 풀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담을 던다면 수원의 골문을 여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두 팀 다 무승부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수원은 승점에 약간의 여유가 있지만 무승부 시 인천의 경기 결과에 따라 6위로 밀려 내려갈 수 있다. 일단 이겨놓고 봐야 한다.
성남은 더욱 절박하다. 22라운드 부산전에서 한숨을 돌렸지만 매 경기가 넘어야 할 산이다. 수원을 이기지 못하면 상위 스플릿 생존 확률은 줄어든다. 골을 넣을 수 있는 이승렬, 김인성 등이 킬러 본능을 과시해야 한다. 다음 24라운드 상대가 울산 현대라는 점에서 더 머리가 아프다. 어느 팀이라도 이기지 못하면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는 계마대전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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