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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코리아'가 김슬기를 보내는 방법


콩트 '굿바이 슬기'로 끝까지 웃음 안겼다

[권혜림기자] 이별도 'SNL 코리아'다웠다.

지난 17일 방영된 tvN 'SNL 코리아'는 지난 2년 간 함께 했던 크루 김슬기의 마지막 방송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김슬기는 수 편의 콩트에 출연하며 하차의 아쉬움을 달랬다.

호스트 코요태가 활약한 콩트들이 주를 이룬 가운데서도 'SNL 코리아'는 김슬기와 이별을 기리는 특별한 콩트를 준비했다. '굿바이 슬기'라는 제목의 이 콩트 중 김슬기는 홀로 대기실에서 마지막 방송을 기리다 프로그램을 함께 이끌어 온 동료들의 작별 인사를 받았다.

시작은 누가 봐도 동료와의 헤어짐의 슬픔을 그린 콩트였다. 연기라기보다 김슬기를 향한 크루들의 진짜 마음이 담긴 순간처럼 보였다. '작별'을 부르며 대기실로 들어 온 신동엽·안영미·정명옥·서유리·클라라·김민교 등 크루들의 모습에 김슬기는 아쉬움과 감격이 섞인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나 김민교가 김슬기를 향한 작별 편지를 읽는 장면부터는 그야말로 실제인지 연기인지 모를 묘한 상황이 웃음을 낳기 시작했다.

김민교는 "여기서나 귀여운 맛에 쓰지, 머리도 크고 팔다리도 짧은 아이가 험한 바깥 세상에서 어떻게 버틸지"라며 "8등신 여배우들 사이에서도 기 죽지 말고 큰 꿈 펼쳐나가길 바란다"는 내용을 읽어나갔다. 김슬기의 얼굴은 당혹이 섞인 표정으로 서서히 바뀌었다.

정명옥과 서유리는 'SNL 코리아'의 간판 크루로 활약했던 김슬기를 향해 질투어린 시선을 은근히 내비쳐 폭소를 안겼다. 정명옥은 아쉬운 얼굴로 "언니, 나 그냥 가지 말까?"라고 묻는 김슬기에게 "가"라고 단호하게 답하며 포옹을 했다. 서유리는 "정말 가는 거지? 다시 안 돌아오는 거지? 확실하지?"라고 그의 하차를 확인해 김슬기의 씁쓸한 표정을 끌어??다.

안영미는 김슬기와 에피소드를 담은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이제 선배를 봐도 인사도 안 하고 점점 말도 짧아져 친해진 기분이었다"며 "언니만 믿고 따라오랬더니 '늑대가 어떻게 개 밑으로 들어가냐'고 했다"라는 편지로 방청객을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유세윤은 "새끼 거북이 육지를 떠나 바다로 향하는 다큐멘터리를 보는데 꼭 슬기 네가 떠올랐다"며 "거북이는 바다까지 걸어가는 동안 2/3가 포식자에 잡아먹힌다더라. 머리 몸통 할 것 없이 뜯겨 먹는다더라"는 편지를 읽었다. 저주인지 응원인지 모를 편지의 내용에 폭소가 터져나왔다.

신동엽은 "다음에 ''SNL 코리아'에서 함께 만난다면 네가 진짜 위로 올라가서 호스트로 출연하거나 아니면 우리가 너처럼 낮아지거나일 것"이라고 특유의 능청스런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SNL 코리아'에 최근 합류한 클라라는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이별이라니 안 믿긴다"며 "꼭 성공할거야, 박슬기 화이팅"이라고 축복 아닌 축복을 해 다시 웃음을 자아냈다.

프로그램의 초창기부터 인기를 이끌어 온 김슬기의 하차에 눈물어린 감동을 소재로 삼을 수도 있었지만, 'SNL 코리아'는 끝까지 'SNL 코리아'다운 작별 의식으로 동료를 떠나보냈고 시청자와 호흡했다.

제작진은 김슬기의 과거 활약을 담은 영상에 "그녀의 욕을 들을 수 없습니다. 그녀의 시끄러운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SNL 코리아'와 함께한 지난 2년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김슬기 포에버"라는 자막으로 김슬기의 앞날을 응원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방송에서 김슬기는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코믹 연기로 무대를 종횡무진했다. 코요태·유세윤·안영미·정명옥 등과 함께 '살림장만 퀴즈쇼'에 나선 그는 가난한 파주 가족의 둘째 딸로 등장해 웃음을 안겼다.

'SNL 코리아'는 김슬기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 놓은 라이브쇼다. 김슬기는 '여의도 텔레토비'를 시작으로 다양한 콩트에서 코믹한 연기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그는 연기 활동에 주력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영화 '무서운 이야기2'로 관객을 만났던 그는 tvN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에서도 개성 강한 연기로 주목받았다.

관계자는 "여러 가지 모습을 더 보여주기 위해 하차를 결정했다"며 "김슬기 본인도, 'SNL 코리아' 측도 아쉬워하는 면이 있지만 언제까지나 계속 출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중에 더 잘 돼서 'SNL 코리아'의 호스트로 출연하는 것 역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슬기는 영화 '수상한 그녀'와 '국제시장'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현재 '수상한 그녀'를 촬영 중이며 '국제시장'은 크랭크인을 준비하고 있다.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으로도 무대에 서고 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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