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시즌 막바지 순위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고춧가루 경계령이 내려졌다. 8,9위 하위권 팀인 NC와 한화가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NC는 후반기 들어 14승1무11패(승률 0.560)를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는 6승1무3패(승률 0.666)로 상승세가 더욱 뚜렷하다. 기존의 강력한 선발진에 손민한이 불펜에서 자리를 잡으며 마운드의 안정화를 꾀한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도 오랜만에 연승을 맛보며 체면을 살리는 중이다. 한화는 22일 KIA전에 이어 23, 24일 두산을 연거푸 격파해 3연승을 달렸다. 한화의 3연승은 지난 4월 이후 129일만으로, 시즌 두 번째다. 최근 10경기 성적도 5승5패로 승률이 5할에 맞춰져 있다.
NC와 한화는 오랫동안 8,9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지 오래다. 그러나 팀의 내실을 다져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순위싸움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 부담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거꾸로 한창 순위싸움을 펼치는 팀들은 NC, 한화와의 경기가 부담스럽다. 하위권 팀들에게 당하는 패배의 충격은 1패 이상이다. 이제는 쉽게 승리할 수 있는 상대들도 아니다. 총력전을 펴고도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고 있다.
최근 고춧가루에 의한 최대 피해자는 두산이다. 두산은 지난주 NC, 삼성, 한화와 6연전을 치렀다. 결과는 1승5패. 선두 삼성과는 1승1패로 균형을 맞췄지만 오히려 8,9위인 NC, 한화에 2연전을 모두 내줬다. 내심 선두추격에 욕심을 내던 두산은 3위 자리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선두 삼성과는 5.5경기까지 벌어진 두산은, 4위 넥센에 1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삼성도 NC에 당했다. 지난 15, 16일 NC에게 당한 2연패가 잠시나마 LG에 단독 선두 자리를 내줘야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전까지 삼성은 9승1무1패, 두산은 9승2패로 NC와의 상대전적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NC의 상승세 앞에서 상대전적은 그저 과거의 일에 불과했다.
매운맛 솔솔 풍기는 NC, 한화는 이번주에도 갈길 바쁜 팀들을 상대한다. 두 팀의 성적에 따라 순위판도가 요동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NC는 삼성-두산-KIA 순으로, 한화는 SK-롯데-넥센 순서대로 6연전을 치른다. 삼성은 LG와의 선두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나머지 팀들은 4강행 열차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반드시 NC, 한화의 고춧가루를 피해야 한다.
삼성은 2위 LG에 불과 반경기 차 앞선 선두에 올라 있다. 4위 넥센은 5위 롯데에게 2경기 차로 추격당하고 있고, 6위 SK도 넥센에 4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7위 KIA도 옅어지긴 했지만 아직 반등의 기회가 남아 있다. NC, 한화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것이 치열한 시즌 막바지 순위싸움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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