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방망이도 진화한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이 달라진 타격 능력을 선보이며 자신의 13승 달성을 스스로 도왔다.
류현진은 31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 시즌 26번째 마운드에 올라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13승(5패)째를 챙겼다. 다저스는 류현진을 앞세워 9-2로 승리를 거뒀다.
마운드에서는 물론 타석에서도 류현진의 재능이 빛난 경기였다. 류현진은 2회초 연속 안타를 내주며 샌디에이고에 선취점을 빼앗겼다. 그러나 류현진은 자신의 방망이와 발로 직접 경기를 뒤집는 괴력을 발휘했다.
2회말 2사 2루에서 9번타자 류현진이 첫 타석에 들어섰다.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으로 승부를 걸어오는 상대 선발 에릭 스털츠와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다. 이어 스털츠가 7구째 약간 가운데로 몰린 시속 143㎞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던진 것을 류현진이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다.
힘이 제대로 실려 뻗어나가던 타구는 좌측 펜스 하단을 그대로 맞고 떨어졌다. 2루 주자 마크 엘리스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류현진도 2루에 안착했다. 1-1 동점을 만드는 류현진의 시즌 5호 타점이었다.
'타자' 류현진에 이어 '주자' 류현진의 활약도 펼쳐졌다. 다음 타자 푸이그의 빗맞은 타구가 유격수 키를 넘겨 좌전 안타로 연결되는 사이 류현진이 전력 질주해 홈을 파고 들었다. 상대 좌익수가 서둘러 강하게 홈에 송구했지만 넘어지듯 슬라이딩을 시도한 류현진이 좀 더 빨랐다. 2-1로 다저스가 역전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이 역전으로 가는 2점을 모두 만들어낸 셈. 결국 여기서 경기를 뒤집은 다저스는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그대로 승리를 가져갔다. 류현진의 타격과 주루 플레이, 그리고 마운드에서의 호투가 다저스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이날 류현진의 타격에는 한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타구의 방향이다. 이전까지 류현진은 주로 우측으로 밀어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앞선 9개의 안타 중 중견수 방면이 3개, 우익수 방면이 6개였다. 좌익수 방면 안타는 이날이 처음이다.
류현진에게는 잡아당겨서도 안타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또한 펜스를 직접 맞히는 큼지막한 타구로 장타력도 과시했다. 타격에서도 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류현진은 이날 3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1할9푼에서 2할(50타수 10안타)로 끌어올렸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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