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승리했지만 즐거운 승리는 아니었다. 구단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한 선수단의 절실함이 만들어낸 승리였다.
성남 일화는 7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7라운드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임채민, 기가, 김동섭의 골로 대전을 꼴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스플릿 리그에서 아쉽게 그룹B(8~14위)로 내려갔지만 성남의 전력은 최강이었다. 1-1로 맞선 상황에서 순식간에 균형을 무너뜨리는 골을 넣고 또 쐐기골로 승리를 결정짓는 힘은 성남다웠다.
하지만 성남은 승리에도 활짝 웃을 수가 없다. 구단의 운명이 기로에 서 있기 때문이다. 시즌 종료 후 성남시에 남을지, 안산시로 연고를 옮겨 시민구단으로 재창단 할지, 아니면 주인없이 해체의 길을 걸을지,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그래서 성남 선수단은 어떻게든 많은 승리로 구단의 존재감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 됐다.
안익수 감독도 "의연함을 가지고 미래지향적인 상황을 위해 뛰었다. 팬들도 앞으로 어떤 전개 과정이 나와도 구단을 성원해줬으면 좋겠다.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며 좋은 환경이 올 때까지 열심히 할테니 도와달라"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많은 말과 소문이 오가지만 선수단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안 감독의 판단이다. 그는 "선수들이 가진 사고의 범위가 타 팀 선수들보다 높이 있다. 끝이 아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 (구단을 인수하는 주체에) 어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직시하고 있다"라며 좋은 결과를 위해 앞만 보고 가겠다고 선언했다.
상대팀 대전은 강등권에 있다. 양 팀 모두 승리가 절실했지만 안 감독의 생각은 분명했다. 그는 "지금 성남은 강등보다 더 절실한 상황이다. 시련을 우리의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 좋은 환경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성남 전력의 핵심에는 홍명보호에 탈락한 김동섭이 있다. 김동섭은 이날 후반 42분 김인성의 도움을 받아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었다. 3경기 연속골이자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다.
안 감독은 "김동섭에게 월드컵 최종예선 멤버 중 현재 평가전 엔트리에 누가 들어갔는지 보라고 했다. 그런 상황을 고려하면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은 누가 갈지 모른다"라며 "실패했던 요인들을 되새기면서 마지막 열차에 몸을 실을 수 있게 준비하라는 말을 했다"라며 아직 대표 복귀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패한 대전의 김인완 감독은 "최대한 승점을 따기 위해서 준비했는데 공격이 다른 경기 때보다 날카롭지 못해 아쉽다. 위기 상황에서 냉정함이 떨어져 추가실점을 한 것 같다"라고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전은 아리아스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플라타와 주앙 파울로 둘이서 공격을 만드느라 애를 먹었다. 김 감독은 "아리아스 공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공격이 잘 돌아가지 못했다"라고 진단했다.
승점 3점이 아쉬운 대전은 오는 11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플라타가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한다. 김 감독은 "승점차를 좁히고 대구FC와 경기를 하려고 했는데 성과가 나지 않아 아쉽다. 최대한 승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힘을 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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