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그동안 고수해왔던 원칙을 내려놓았다.
홍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에 취임하면서 유럽파라고 해도 소속팀에 출전하지 못하면 발탁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현실 앞에서 홍 감독은 원칙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원칙에 예외를 두기 시작한 것이다.
홍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10월12일 브라질, 15일 말리와의 A매치 평가전에 나설 대표선수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번 대표팀 명단을 보니, 홍 감독의 원칙에는 원칙이 없었다.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 지동원(선덜랜드)은 소속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지만 대표 발탁됐다. 하지만 박주영(아스널)은 발탁하지 않았다. 윤석영과 지동원은 원칙을 벗어난 발탁이고 박주영은 원칙에 맞게 제외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박주영은 지난 4월 이후로 경기에 못 나갔다. 경기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선발하지 않았다. 윤석영은 경기에 못나가고 있어 그 포지션에 3명의 선수를 뽑았다. 지동원은 대표팀이 도와줘야 한다. 대표팀에서 용기를 가지고 소속팀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원칙 적용에 대해서 홍 감독은 "지나치게 원칙 고수론자처럼 비춰지는 것이 부담스럽다. 원칙에만 얽매여서는 팀에 해가 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원칙 때문에 피해가야 할 때도 있다"며 원칙에서 벗어나는 결정을 해야 할 때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경기에 못 나가는 것은 똑같은데 박주영은 제외했고 윤석영과 지동원은 발탁했다. 윤석영 포지션에는 3명의 선수를 뽑았고, 지동원은 대표팀에서 용기를 불어넣어주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박주영도 대표로 뽑아 용기를 불어넣어주면 된다. 또는 박주영 포지션에 3명의 선수를 뽑으면 된다. 그런데 홍 감독은 박주영과 윤석영-지동원에 전혀 다른 원칙을 대입시켰다.
원칙에 원칙이 없다. 원칙을 지키겠다면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 모두 뽑지를 말든가, 원칙을 버릴 거면 점찍어둔 선수를 모두 뽑든가 해야 한다. 원칙 수정이 필요했다면 몇 개월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뽑지 않는다는 새로운 원칙이라도 정해야 한다. 이도저도 아니다. 누구에게는 원칙을 적용하고 누구에게는 예외를 둔다.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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