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3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1+1 선발 카드를 또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을 취재진으로부터 받았다. 류 감독은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다.
1+1 선발카드는 정규시즌 동안 다른 팀으로부터 부러움을 샀던 삼성 마운드 운영의 특징 중 하나였다. 선발자원이 상대적으로 넘쳐난다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져도 그 뒤를 받칠 만한 선발급 투수가 마운드를 이어받을 수 있기 때문에 1+1 카드는 쓰임새가 쏠쏠했다.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 들어 차우찬이 '+1'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 차우찬은 2차전에서 선발 릭 밴덴헐크에 이어 마운드에 나왔다. 하지만 벤덴헐크가 5.2이닝이나 소화했기 때문에 차우찬이 실질적으로 긴 이닝을 던지진 않았다. 3차전에서도 차우찬은 안지만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8회에 나와 1이닝을 소화하고 9회에는 마무리 오승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이날 4차전에서 차우찬은 일찍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선발로 나섰던 배영수가 1.1이닝 동안 34구를 던지며 2피안타 3볼넷 2실점(2자책점)으로 흔들렸기 때문이다. 삼성 벤치는 0-2로 끌려가고 있던 2회말 1사 후 배영수가 김재호를 상대로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하자 지체없이 차우찬 카드를 꺼냈다.
배영수는 1회부터 최준석에게 큼지막한 1타점 2루타를 맞는 등 2실점이나 했고, 2회말 첫 타자 허경민에게도 중견수 깊숙한 타구를 맞았다. 허경민의 타구는 대구구장이었다면 충분히 담장을 넘길 수도 있었다. 배영수의 구위가 떨어진데다 제구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추가 실점의 위험을 막기 위해 삼성은 2회임에도 바로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후속타자 이종욱과 정수빈이 좌타자라는 점도 차우찬으로 교체 시기를 앞당긴 이유 중 하나다.
차우찬의 이날 등판은 이번 시리즈 들어 삼성이 본격적으로 처음 시도하는 1+1 카드인 셈이다.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은 벤치 기대에 걸맞은 투구를 했다. 이종욱과 정수빈을 각각 삼진과 1루수 앞 땅볼로 돌려세우며 2회말 두산 공격을 가볍게 막아냈다.
하지만 삼성은 배영수의 조기 강판이 아쉽기만 하다. 류 감독은 될 수 있으면 1+1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승리를 거두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삼성에겐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인 만큼 가진 패를 다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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