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지난 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V리그 러시앤캐시와 원정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이날 대한한공은 세트 스코어 3-1로 러시앤캐시를 이겼다.
이기긴 했지만 경기 내용이 문제였다. 특히 4세트에서는 대한항공이 14-19까지 뒤지며 코너에 몰렸다. 분위기를 상대에게 넘겨준 가운데 5세트까지 경기가 이어졌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대한항공은 러시앤캐시 선수들의 연속 범실로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그 틈을 타 세트 승부를 뒤집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서 김종민 감독의 속을 가장 태웠던 이는 바로 세터 황동일이다. 황동일은 2세트 중반 교체돼 코트 밖으로 나갔다.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났기 때문이다. 황동일이 나간 뒤 대한항공은 백광언과 신인 조재영을 세터 자리에 번갈아 기용했다.
황동일은 주전 세터 한선수의 군 입대로 올 시즌 팀의 넘버 원 세터를 떠맡았다. 김 감독은 "(황)동일이가 너무 긴장을 한다"고 걱정했다. 외국인선수 마이클 산체스(쿠바)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사실 황동일은 오프시즌 동안 산체스와 손발을 맞춘 시간이 한선수보다 많았다. 한선수는 남자배구대표팀에 소집돼 2014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과 아시아선수권대회 등에 참가하느라 팀 동료들과 함께 훈련한 시간이 거의 없었다.
김 감독은 "지금 동일이에게 필요한 건 자신감"이라며 "긴장을 하니까 몸이 굳어 쥐가 나고 그런다"고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한선수의 입대 전 마지막 경기가 됐던 지난 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전에 황동일을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려고 했다. 자신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황동일은 개막전을 앞두고 팀 훈련 도중 허벅지를 다쳤다.
이런 이유로 한선수가 삼성화재전 선발 세터로 나서야 했고 황동일은 경기 중간 잠깐씩 코트로 나왔다. 김 감독은 "동일에게도 부담 갖지 말고 코트 안에서는 네 마음대로 뛰라고 주문했다"며 "연습 때처럼만 해주면 될텐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김 감독은 백업 세터인 백광언과 조재영의 출전 시간도 조금씩 늘려나갈 생각이다. 김 감독은 "어차피 동일이와 함께 세 명의 세터로 시즌을 꾸려가야 한다"며 "동일이가 자신감을 찾으면 좀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기대를 보였다.
대한항공은 오는 10일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시즌 세 번째 경기를 갖는다. 새로운 홈 코트인 계양체육관에서 홈 개막전을 치른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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