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친정팀 함부르크 '해트트릭'으로 격침

[이성필기자]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세이셔널' 손흥민(21, 레버쿠젠)이 친정팀 함부르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해내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10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13~2014 분데스리가 12라운드 함부르크전에 선발로 나서 해트트릭과 도움 1개를 기록하며 팀의 5-3 승리를 제조했다.

분데스리가에서 한국인 선수가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프리시즌 경기에서는 종종 해트트릭을 해내기는 했지만 공식 경기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했다. 유럽 빅리그를 통틀어서도 한국 선수의 해트트릭은 최초다.

지난 9월 25일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 2라운드 빌레펠트(2부리그)전 이후 1개월 보름여 만에 골맛을 보는 등 손흥민은 오랜 침묵을 한꺼번에 깼다. 정규리그에서는 8월 11일 프라이부르크와 개막전 이후 3개월 만의 골이다.

9승1무2패(승점 28점)를 기록한 레버쿠젠은 1위 바이에른 뮌헨(승점 32), 2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28점)에 이어 3위를 유지했다.

손흥민이 2010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활약했던 친정팀 함부르크를 만난 것은 운명처럼 보였다. 좌우 측면을 자유롭게 오간 손흥민은 전반 9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라 첫 득점을 올렸다.

골감각을 찾은 손흥민의 기세는 대단했다. 17분 시드니 샘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중앙선 부근에서 드리블한 뒤 골키퍼까지 따돌리고 왼발로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워낙 스피드가 빨라 함부르크 수비진이 따라붙기 어려울 정도였다.

물론 일방적인 흐름은 아니었다. 함부르크도 23분 막시밀리안 바이스터의 골로 추격에 시동을 건 뒤 후반 4분 피에르 미셸 라송가의 동점골로 2-2를 만들었다.

함부르크의 추격세 흐름을 깬 것은 손흥민이었다. 10분 수비수의 몸에 맞고 흘러나온 볼을 페널티지역 안에서 오른발로 감아차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것으로도 부족했던지 손흥민은 27분 상대의 패스를 가로챈 뒤 슈테판 키슬링에게 연결했다. 키슬링은 가볍게 슛을 해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도움이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함부르크는 29분 피에르 미셸 라송가의 헤딩골로 다시 따라 붙었지만 44분 레버쿠젠의 곤잘로 카스트로가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쐐기골을 넣으며 경기를 정리했다.

한편,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 후반 29분 교체로 나서 16분을 소화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0-3으로 완패했다.

볼프스부르크의 구자철은 부상으로 결장했다. 팀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2-1로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