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1년전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신 감독은 대한항공 사령탑에 있었고 김 감독은 보조코치로 재직했다.
그러나 2012-13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1월 신 감독은 대한항공 지휘봉을 내려놨다. 팀은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경질이었다. 당시 대한항공은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었다.
신 감독이 나가면서 서남원 수석코치(현 한국도로공사 감독)도 함께 팀을 떠났다. 선수단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그때 감독대행을 맡은 이가 바로 김 감독이다. 대한항공에서 선수로 뛰었고 은퇴 후 코치로 활동하면서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던 그는 분위기를 추스렸고 팀을 챔피언결정전끼지 끌고 갔다.
삼성화재에게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행 꼬리표를 땠다. 그리고 신 감독도 현역 선수시절 대부분을 보낸 친정팀 한국전력의 새 사령탑을 맡았다. 김 감독은 그런 신 감독을 21일 수원체육관에서 만났다.
이날 대한항공은 한국전력에게 혼쭐이 났다. 1, 2세트를 먼저 내주며 패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저력을 보였다. 3세트 듀스 접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결국 세트 스코어 3-2(22-25 21-25 26-24 25-19 15-13)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4승 2패 승점 12로 현대캐피탈(4승 1패, 승점 12)과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세트 득실에 뒤져 2위로 1라운드 경기일정을 마감했다. 승리를 눈 앞에 뒀던 한국전력은 아쉬움 속에 승점1 추가에 만족해야 했다. 2승 3패(승점 5)로 5위 자리는 유지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신영수가 다소 부진했지만 주포 마이클 산체스(쿠바)가 두 팀 합쳐 가장 많은 34점을 올렸고 신영수가 16점으로 뒤를 잘 받쳐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다. 한국전력은 전광인이 30점, 밀로스 쿨라피치가 16점으로 분전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주저앉았다. 3세트 12-14 상황에서 세터 김정석이 부상을 당해 중도 교체되면서 흐름을 내줬다.
한국전력은 1, 2세트에서 전광인과 하경민을 앞세워 대한항공 수비를 괴롭혔다. 대한항공은 3세트 부터 조금씩 흐름을 찾아왔다. 24-24 듀스 상황에서 산체스가 후위 공격을 성공했고 세터 황동일이 전광인의 공격을 가로막아 3세트를 따냈다. 대한항공은 여세를 몰아 4세트를 얻어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중반까지는 두 팀 모두 팽팽했다. 하지만 8-8 상황에서 한국전력 센터 방신봉의 터치넷 범실에 이어 신영수가 서재덕이 시도한 퀵오픈을 가로막아 대한항공이 10-8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대한항공은 산체스가 후위공격에 이어 전광인의 퀵오픈을 또 다시 가로막으며 14-11로 앞서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했다.
한국전력도 마지막까지 추격의 고삐를 바짝 댕겼다. 전광인의 연속 득점으로 13-14로 대한항공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하지만 대한항공에는 해결사 산체스가 있었다. 산체스의 오픈 공격이 성공하며 대한항공은 승리를 확정했다. 한국전력 선수들은 코트 바닥을 손으로 내리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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