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 "정근우 공백, 아직 백지상태"

[한상숙기자] "공격과 수비, 주루 삼박자를 고루 갖춘 선수는 드물다. SK에서 정근우만큼 해줄 선수가 또 있을까. 빈자리가 너무 크다."

SK는 여전히 '정근우 공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FA 자격을 획득한 정근우가 한화로 이적하면서 톱타자와 2루수의 빈자리 고민을 동시에 안게 된 와이번스다.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이만수 감독은 "정근우 대안은 아직 백지상태"라고 말했다.

주장까지 맡았던 정근우를 놓쳤기 때문에 출혈은 당연했다. 그러나 선수의 결단을 구단이 막기는 어려웠다. 이 때문에 SK의 마무리 훈련은 더 치열해졌다. 기존 자원 속에서 정근우의 빈자리를 메울 대안을 찾아야 했다.

이만수 감독이 가장 먼저 꺼내 든 카드는 '멀티 포지션' 전략이다. 이 감독은 "감독은 없는 상황에서도 무엇이든 만들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두세 가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기본적인 구상을 말했다.

"나주환이 유격수와 2루수를 함께 본다. 박진만은 유격수와 3루수, 김성현은 유격수와 2루 수비를 연습한다." 최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신현철도 곧바로 일본 캠프로 합류했다. 이 감독은 "신현철도 2루수와 유격수를 번갈아가며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 발전도 기대하고 있다. 신예급 선수인 박상현은 3루수와 2루수, 박계현은 2루수와 유격수, 홍명찬은 2루수와 3루수, 유서준은 유격수와 2루수를 한꺼번에 맡을 수 있도록 맹훈련 중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멀티 플레이어가 돼가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시선을 던졌다.

이어 "나주환은 그동안 주로 유격수로 활약했지만, 2루수를 시켜보니 예상보다 잘하더라.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근우가 나가면서 다른 선수들은 새로운 기회를 잡은 것이다. 깜짝 스타가 나올지 누가 아나"라면서 희망을 놓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의 활약에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이 감독은 "유격수와 2루수를 볼 수 있는 선수와 중심 타자로 쓸 수 있는 선수, 두 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 어떤 외국인선수가 올 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팀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