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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두산, 뒤숭숭한 가운데 변화의 첫 걸음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것"…송일수 "모든 만남에는 이별 있기 마련"

[김형태기자] "역시 프로인 것 같아요."

'곰들의 환담' 행사가 열린 1일 잠실 구장. 팬들과의 미팅을 위해 덕아웃 뒤쪽에서 대기하던 한 선수의 소감이다. 최근 거센 폭풍처럼 구단을 몰아친 팀 개혁작업을 지켜본 소회가 남다른 듯했다.

감독마저 갈아치운 대대적인 리빌딩으로 두산 베어스는 '겨울야구'의 중심에 섰다. 짧은 기간 안에 팀의 주축 고참 선수들이 연이어 팀을 떠난 데다 김진욱 전 감독마저 옷을 벗으면서 두산은 새롭게 탈바꿈했다.

이날 두산 라커룸 주위에는 새롭고 젊은 선수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1군과 2군의 거의 모든 선수가 한 자리에 모인 영향이지만 전반적으로 고참의 수는 확 준 반면, 젊은 신예들이 많이 보였다. 207㎝로 프로야구 최장신인 장민익을 비롯해 여러 유망주들은 다소 어색해 하면서도 오랜만의 잠실 방문에 설렌 표정이었다. 2차 드래프트로 삼성 이적이 결정된 서동환은 말쑥한 정장차림으로 나타나 선후배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선수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는 데 모아졌다. 한 선수는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쩌겠는가. 우리는 그저 땀흘려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만족할 뿐"이라며 "어차피 내년에도 시즌은 치러야 하고, 떠난 사람들의 빈 자리를 누군가는 메워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분위기도 살아날 것이다. 시간이 약이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노경은은 "착잡하지만 야구는 해야 하지 않나.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마음을 다잡고 야구에 매진하는 게 선수의 자세라고 본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주장 홍성흔은 선수단을 안정시키는 데 팔을 걷어 붙였다. 그는 "안타깝지만 우리는 프로 아닌가. 그간 빛을 못 본 선수들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새 감독님과 함께 잘 해보자"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뒤숭숭한 선수단 분위기를 송일수 신임 감독이라고 모를 리 없다. 그는 이날 첫 선수단 상견례에서 "베테랑들이 세월에 밀려서 나가고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세상 모든 만남에는 이별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인생이다. 다시 생각하면 젊은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마음을 다잡고 분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오늘부터 휴식기간이지만 내년을 준비해야하는 중요한 시기다. 오프 시즌은 시즌을 끝내고 쉬는 기간이 아니라 다음 캠프 때까지 마음을 다잡는 훈련을 하는 기간"이라며 선수들이 본연의 자세에 충실해주기를 한 번 더 강조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송 감독 취임 기자회견장에는 수십명의 취재진이 몰려 큰 관심을 나타냈다. 송 감독은 "두산의 전력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본다. 투수진 위주의 수비력을 강화하는 야구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모두 6천41명의 팬들이 모여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홍성흔은 "사실 최근 팀 상황에 실망하신 팬들이 적게 찾아주시면 어쩌나 걱정도 있었다. 쓸데 없는 걱정이었다. 팬 여러분께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 출발하는 두산이 무겁지만 힘찬 첫 걸음을 뗐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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