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2 시즌 K리그는 '데얀의 시대'였다.
FC서울 공격의 '핵' 데얀은 지난 시즌 K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하다고 평가받을 만한 업적을 남겼다. 한 시즌 31골. 데얀은 K리그 역사상 한 시즌 개인 최다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데얀은 K리그 최초 2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소속팀 서울도 압도적인 우승을 일궈냈다.
그야말로 '데얀민국'이 K리그에 울려 퍼졌다. 데얀은 K리그 MVP 등 상이란 상은 독식하다시피 했다. 지난 시즌 데얀의 활약으로 인해 데얀은 K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격수 중 하나로 평가받을 수 있었다.
화려한 2012년이 지나고 찾아온 2013년. 데얀에게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소속팀 서울은 단 하나의 우승 타이틀도 얻지 못했다. K리그 클래식 4위로 리그를 마무리 지었다. FA컵은 조기 탈락했다.
데얀의 시련은 멈추지 않았다. 조국인 몬테네그로가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렸지만 아쉽게 탈락했다. 몬테네그로는 선전했지만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에서 잉글랜드, 우크라이나에 밀려 H조 3위로 월드컵 유럽 예선을 마쳤다.
그리고 2013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서울은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결승전에서 만난 광저우 에버그란데에 우승컵을 넘겨줘야 했다. 게다가 데얀은 K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장기 부상을 당하는 시련도 겪었다.
겉으로 보면 지난 시즌과 비교해 데얀의 올 시즌은 초라하다. 얻은 것이 아무 것도 없다. 하지만 속을 보면 데얀은 지난 시즌 보다 더욱 강렬한 모습을 보였다. 2012 데얀보다 2013 데얀이 더 위대했다.
지난 시즌 데얀의 활약이 K리그에 묶여 있었다면 올 시즌 데얀의 활약은 K리그 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무대에서도 환한 빛을 냈다.
브라질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데얀은 몬테네그로 대표팀 공격수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데얀은 특히 유럽의 '강호' 잉글랜드를 상대로 총 2골을 넣는 등 전 세계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잉글랜드전 골은 데얀의 위상을 유럽 무대까지 퍼뜨리게 만드는 결정적인 골이었다. 몬테네그로는 월드컵 본선에 탈락했지만 데얀의 강렬함은 그대로 남아 있다.
ACL에서도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데얀의 흔적은 강하게 남았다. 결승에서 만난 광저우는 올 시즌 자신들의 홈에서 단 1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 철옹성이 데얀으로 인해 깨졌다. 데얀은 광저우와의 2차전에서 서울의 동점골을 뽑아냈다. 올 시즌 홈에서 광저우의 골망이 처음으로 열리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데얀은 AFC 챔피언스리그 베스트 11에도 선정됐다.
데얀의 피날레는 역시나 K리그였다. 올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데얀의 득점왕 등극을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그런데 데얀은 끝내 득점왕에 올랐다. 최근 6경기에서 무려 9골을 폭발시키며 김신욱을 넘었다. 데얀은 올 시즌 총 19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K리그 최초 3년 연속 득점왕이 탄생한 것이다. K리그의 새로운 역사가 데얀으로 인해 다시 써졌다.
시즌을 마치면서 데얀은 "국가대표팀, ACL, K리그 등 3개 대회를 한 번 해 해나간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우승 타이틀은 가지지 못했지만 잘해준 팀원들에게 고맙다. ACL 베스트 11에 들었고 득점왕도 차지했다. 3년 연속 득점왕 기록도 세워서 기분이 좋다"며 다사다난했던 일 년을 돌아봤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2012 시즌보다 더욱 강렬했던 2013 시즌의 데얀. '데얀 천하'는 올 시즌에도 멈추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