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포수 박동원은 지난해 마무리 훈련을 앞뒀을 당시 팀내 기대주로 꼽혔다. 넥센의 새 사령탑이었던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을 지켜보라"고 얘기했다. 염 감독은 "주전 포수를 맡을 예정"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한 뒤 팀에 돌아온 박동원은 그렇게 많은 기대를 받았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때도 마찬가지였다. '박동원 띄우기'에 나선 염 감독의 속내는 이랬다. 팀의 안방마님을 맡고 있던 허도환에게 자극제가 돼 두 선수 모두 기량이 업그레이드 되는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였다.
지난 3월 3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선 허도환이 선발 라인업에 들어 마스크를 썼다. 선발투수로 브랜든 나이트가 등판했기 때문이다. 박동원은 바로 다음날 치른 KIA전에 안방마님으로 나왔다. 염 감독이 얘기했던 대로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박동원에 비해 허도환이 마스크를 쓰는 횟수가 점점 더 늘어났다. 허도환이 116경기에 출전했고 박동원은 69경기 출전에 그쳤다.
염 감독은 박동원에게 좀 더 공격적인 모습을 기대했다. 그러나 2년 만에 다시 찾은 1군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공격보다는 수비의 중요함이 더 강조되는 포수라는 포지션이지만 박동원은 타율이 1할9푼4리에 머물렀다. 허도환은 2할1푼5리로 그나마 조금 나았다. 도루저지율에서도 박동원은 2할7푼3리로 허도환이 기록한 3할5푼2리와 차이가 컸다.
1년 뒤, 박동원은 일본에서 치른 넥센 마무리 훈련을 마쳤다. 염 감독은 박동원과 한 가지 약속을 했다. 비활동기간이지만 내년 1월 6일로 예정된 선수단 재소집 때까지 테이크백을 비롯해 하루 스윙 2천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염 감독은 "(박)동원이도 시즌을 치르면서 느낀 점이 많았을 것"이라며 "스프링캠프를 앞둔 지금이 동원이게 매우 중요한 때"라고 했다. 박동원은 일본에서 귀국한 뒤 매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염 감독에게 보고를 한다. 내용은 간단하고 늘 한결같다. '약속한 개수를 채웠다'라는 메시지다. 전송 시간도 오전11시에서 오후 1시로 일정하다.
염 감독은 "정해진 시간은 없지만 어떤 경우라도 당일 과제는 그 날 소화하자고 약속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동원의 자율훈련에 대한 염 감독의 기대는 크다. 넥센은 올 시즌 촘촘한 타선을 구성했다. 좌우타자 균형도 잘 맞았다. 하지만 약점도 있었다. 바로 포수가 주로 나선 9번 타순이다.
올 시즌 선발 출전 기준 리그 평균 포수 타율은 2할2푼7리 5.4홈런 40.2타점이다. 박동원이나 허도환은 이 기록에 조금 모자랐다. 염 감독이 박동원과 한 약속은 바로 최소한 리그 평균치는 넘어서기 위해서다. 염 감독은 "2014시즌 9번 타순은 올해와 견줘 조금은 더 달라질 걸로 보인다"고 다시 한 번 기대를 보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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