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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해 밝았다]홍명보가 말한다②"박주영, 6월까지도 벤치 신세면…"


원팀 만들기까지 고민, "선수들 부상 걱정에 골 소식도 기쁘지 않아"

[이성필기자] 홍명보호가 본선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원톱 공격수 찾기부터 해외파-국내파 간 조화, 선수들의 부상 등 돌출 변수 대비다. 또, 한 조에 묶인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의 전력 분석을 통해 맞춤 전략을 짜야 하는 등 할 일이 넘친다.

박주영(29, 아스널)은 여전히 홍명보(45) 축구대표팀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자원이다. 2013~2014 시즌 아스널에서 제대로 된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실전 감각이 갈수록 무뎌져가고 있다.

"박주영이 6월까지도 계속 벤치에 있게 된다면…"

홍명보 감독에게 박주영 효과는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로 선발해 선수단 내 맏형 역할을 맡겨 동메달 획득이라는 결실을 봤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일본과 동메달결정전에서 박주영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에 사상 첫 동메달을 안겨다줬다. 병역 논란으로 여론의 부정적인 화살이 쏟아질 때는 홍 감독이 직접 나서 "내가 대신 군대를 가겠다"라며 감싸안아 성공했던 끈끈한 인연도 있다.

물론 196㎝ 장신 김신욱(울산 현대)이 기량 성장으로 높이와 이타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전방에서 활력소 역할을 해줬지만 스피드와 결정력이 좋은 원톱 공격수는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제로톱 등 다양한 전략을 짜며 실험을 했고 보완점의 필요성도 확인했다.

박주영에 대한 홍 감독의 입장은 명확했다. 1월 유럽 이적 시장에서의 행보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홍 감독은 "이적해서 경기에 나갈 수 있다면 본인도 팀도 좋은 일이다. 만약 현 상태로 6월까지 계속 벤치에 앉아 있다면 올림픽 때 상황과는 다르다"라며 현재 상태로는 대표 발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홍 감독이 올림픽과 다르다고 한 이유는 선수들의 상태를 보기 때문이다. 런던 올림픽 당시 박주영이 소화한 원톱 자원은 사실 모두가 벤치 멤버였다. 홍 감독은 "당시 내 판단은 벤치의 다른 선수보다는 박주영이 낫다고 생각했다"라며 "분명 지금은 다르다. 앞으로 더 지켜보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새로운 원톱 공격수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홍 감독도 이를 인지하고 "(대표팀 감독이 된 후인) 지난해 7월부터 선수를 점검했다. 3월부터 어떤 선수가 (K리그 등에서) 매 경기 한 골씩 넣는 자원이 나온다면 모를까 새 선수가 나타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앞으로도 원톱 문제는 끝없이 고민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어 "없는 자원으로 어떻게 만들어가야 되는지, 어떤 조합을 내세워야 하는지 고민하고 연구하겠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부상이 가장 걱정된다, 플랜B도 생각해야"

홍 감독은 200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부터 선수들을 집중 관찰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 런던올림픽에서 구자철(볼프스부르크),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등과 함께했다. 각급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들은 현재 대표팀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소속팀에서 완벽하게 입지를 구축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머리가 아프다. 박주영처럼 벤치에 머무르거나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해 컨디션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면 월드컵 본선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또, 갈수록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국내 선수와의 조화 등도 신경써야 한다.

대표팀에 온 뒤 기성용(선덜랜드)의 SNS파문 수습 과정을 경험했던 홍 감독은 "짧은 시간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라고 회상한 뒤 "그래도 청소년, 올림픽 등에서 같이 있었던 선수들이 많아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나와 처음 생활하는 선수나 예전에 대표팀이었지만 내가 감독으로 부임한 뒤 처음 발탁한 선수들에게는 설득도 하고 내 생각도 전했다. 나 역시 선수 생각도 들어봤다"라며 '원팀(One Team)'을 만드는데 적잖은 고충이 있었음을 알렸다.

최근 대표팀 멤버 중 유일한 30대인 곽태휘(33, 알 힐랄)의 경우가 예가 될 수 있다. 홍 감독은 "곽태휘는 내가 오기 전 대표팀의 주장이었다. 내가 지휘봉을 잡은 뒤에는 실제로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서로 양보하고 희생하며 얻은 결과물이다"라며 조심스럽게 하나가 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팀의 중추를 이루는 유럽파들이 온전하게 이번 시즌을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도 크다. 홍 감독은 지난 9월 유럽에 나가 선수들을 직접 만나 생활 환경 등을 모두 확인하고 대화를 나누는 등 세심하게 관찰했다.

홍 감독은 "머릿속에는 선수들의 부상 걱정이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다, 유럽파 부상이 머리가 아프기보다는 가장 신경이 쓰인다고 하는게 맞는 표현이다"라고 전제한 뒤 "겨울에도 계속 경기가 이어지고 있고 부상도 생기면 장기간 나서지 못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중요한 시기인 5월에 컨디션 회복이 가능한지 살펴야 하고, 월드컵에 나갈 수 없는 가능성도 예측하고 있어야 한다"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이어 "기성용이 골을 넣었다는 등의 소식은 전혀 반갑지 않다. (부상 등) 그런 부분이 가장 신경 쓰인다"라고 웃었다.

선수들에게 월드컵에 대한 생각도 잊으라고 주문했다. 소속팀에 집중하며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대표팀에도 도움이 된다는 지론이다. 홍 감독은 "아직 6개월이나 남았다. 대표팀의 1월 전지훈련에서는 경쟁이 이어지지만 소속팀에서 계속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대표로 선택을 할 수 있다. 이 시점에 월드컵을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못박았다.

<③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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