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우리 (조)성민이가 MVP 될 수는 없는 겁니까?"
부산 KT 전창진 감독은 16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3~1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 앞서 불쑥 팀 가드 조성민 칭찬을 늘어놓았다.
조성민은 현재 프로농구 최고의 슈터로 불린다. 이날 경기 전까지 33경기 평균 15.6득점으로 전체 6위에 올라있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1위다. 국내 선수로는 최고의 득점력을 폭발시키는 중이다.
자유투 성공률은 91.5%나 된다. 지난 12일 원주 동부전에서는 18개의 자유투를 던져 모두 성공시켰다. 한 경기 자유투 18개 성공은 프로농구 국내 선수 최다 기록이다. 지난 199년 2월 18일 당시 삼성에서 뛰었던 문경은 현 서울 SK 감독이 기록한 17개가 이전 최고 기록이었다. KBL 통산 최다 기록은 캔드릭 브룩스(당시 신세기 빅스)가 2000년 11월4일 현대전에서 기록한 20개인데 조성민이 토종 선수로 대단한 기록을 세운 것이다.
가로채기도 평균 1.8개로 전체 2위다. 3점슛 성공률도 47.2%다. 이렇게 기록이 훌륭한데다 승부처에서는 결정적인 한 방으로 팀에 승리를 가져다주곤 한다. 지난 8일 창원 LG전에서 종료 3.3초를 남기고 파울을 유도하며 성공시킨 3점포가 그랬다. KT는 87-85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전창진 감독은 "처음 KT에서는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조성민이 갈수록 좋아지더라. 올해 기록만 봐도 MVP가 충분히 될 수 있지 않느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MVP가 되려면 개인 기량도 중요하지만 팀 성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물론 꼭 1위를 해야 하는 등 상위팀에서만 MVP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8~2009시즌 플레이오프 탈락팀 선수로는 처음으로 주희정(당시 안양 KT&G)이 MVP를 받기도 했다.
KT는 현재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위권인 1위 울산 모비스나 공동 2위 SK, LG와 6경기 차이다. KT는 조성민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하다. 전 감독은 "상위 세 팀은 주전은 물론 식스맨까지 다 잘하지 않느냐. 우리는 성민이가 확실히 잘하고 있다. MVP 자격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조성민은 올 시즌 타 구단의 영입 제의를 뿌리치고 연봉 4억원에 인센티브 7천만원 등 보수 총액 4억7천만원에 KT와 5년 계약했다. 조성민이 너무 KT에 후하게 계약을 해준 것 아니냐는 농구팬들의 여론이 빗발칠 정도였다.
전 감독은 "계약도 잘 했으니 올 시즌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도면 잘하고 있는 것 아니냐. 훈련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성실하다"라며 제자 홍보에 열을 올렸다.
스승의 칭찬을 들었는지 조성민은 이날 삼성전에서도 승부사 기질을 보였다. 1쿼터에 침묵했지만 2쿼터 3점슛 두 개 포함 12득점을 해냈다. KT가 1쿼터를 17-15로 근소하게 마쳤던 것을 순식간에 여유로운 리드로 이끌어낸 것이다.
KT는 전반을 43-32로 끝냈고 3쿼터에도 조성민이 좋은 수비와 득점을 해준 데 힘입어 64-34, 30점 차이까지 벌려놓았다. 점수 차가 크게 나자 전 감독은 조성민을 벤치로 빼는 여유를 보였다. 조성민은 19분40초를 뛰고도 17득점(3점슛 3개)을 해냈고 KT는 90-62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왜 전 감독이 조성민의 MVP를 역설하는지 알려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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