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급남녀', '응답 1994' 인기 바통 이을까

[권혜림기자] 이혼 남녀의 재회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응급남녀'가 '응답하라 1994'의 인기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을까.

21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tvN 드라마 '응급남녀'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배우 송지효·최진혁·이필모·최여진·클라라와 김철규 감독이 참석했다.

'응급남녀'는 한 때 부부였던 오진희와 오창민이 늦깎이 인턴생활을 같은 병원 응급실에서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tvN의 히트 프로그램 '응답하라 1994'의 후속 프로그램으로 편성돼 안팎의 기대를 얻고 있다.

기존 프로그램 시간대의 고정 시청층을 끌어올 가능성은 장점으로 작용할 법 하지만, '응답하라 1994'의 인기가 크나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법도 하다. 이혼 남녀의 재회라는, 전작과는 전혀 다른 서사를 그린다는 점도 시선을 끈다. 김철규 PD는 "워낙 크게 성공한 드라마의 후속작이라 저와 모든 배우들, 관계자들이 굉장한 부담감을 가지고 시작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우리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크다"며 "고마우면서 또 한 편으로는 대단히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전작들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부담스럽고 힘든 제작은 처음이다. 가장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PD에게도 든든하게 믿는 구석이 있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드라마의 매력과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답하며 배우들의 연기를 빼놓지 않고 꼽았다.

'대물' '황진이' 등을 연출했던 김철규 PD는 "제가 해왔던 장르와 다른 드라마"라며 "기본적으로 대본 완성도, 배우들의 느낌, 연기력, 현장 분위기가 현재까지 대단히 잘 어우러지고 있다. 연출자 입장에서 완성도 있고 재밌고 유쾌한 드라마가 나올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우들이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상당한 경쟁력과 차별성이 있을 것"이라고 답을 이어 간 그는 "메디컬 드라마를 기대하시면 실망하실 것이고 유쾌하고 밝은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주인공 오진희(송지효 분)와 오창민(최진혁 분)은 대학시절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은 인연으로 만나 결혼했으나, 이후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악연으로 돌변해 이혼한 사이다.

창민은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위해 의대 인턴도 포기하고 제약회사 영업직으로 뛰어든다. 달콤할 줄만 알았던 결혼 생활은 쓰디쓴 오해와 상처만 남긴 채 이혼으로 이어진다. 이혼 후 진희는 의사 집안이었던 '시월드'의 멸시에 복수하기 위해 삼수 끝 의대에 입학한다. 창민 역시 어머니의 치마폭에 싸여 의대로 복학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부부였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으르렁대던 이들은 인턴으로 함께 일하며 서로 몰랐던 상대방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된다.

최진혁은 전작인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서와 180도 다른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이날 그는 "오창민은 제 실제 모습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라며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연기여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인지 겁도 났지만 평소 장난기 많고 순수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송지효 역시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와 다른 얼굴로 시청자를 만난다. '본업'인 연기로 돌아와 재능을 펼친다. 그는 "캐릭터 상 이혼녀고, 재밌는 부분도 조금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다"며 "예능 속 이미지 외 연기하는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티저 영상에서부터 서로 머리채를 잡는 연기로 폭소를 안긴 두 사람은 당시 촬영을 계기로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응급남녀'에서 이필모는 까칠하고 냉철한 응급의학과 치프(chief) 국천수 역을 맡는다. 부정한 것과 치졸한 것은 절대 참지 못하는 원칙주의자다. 원수지간인 오진희와 오창민을 인턴으로 맡게 되는 인물이다.

최여진은 차분하고 고고한 외과 조교수 심지혜로 분한다. 능력 있고 일 욕심 많은 심지혜는 차가운 외모와는 달리 약한 마음의 소유자다. 국천수와는 한때 함께 레지던트 생활을 하며 사랑했던 사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인턴 한아름 역은 클라라가 연기한다. 미국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한아름은 화려한 미모에 당차고 섹시한 인턴이다. 응급실내 매력적인 여인이자 폭탄이기도 한 그는 자유로운 연애관과 행동 때문에 동기들 사이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가 된다.

'응급남녀'는 드라마 '대물' '황진이' 등 흥행작을 내놨던 김철규 감독과 '내게 거짓말을 해봐' '스포트라이트' 등을 집필한 최윤정 작가가 함께 작업했다. '응답하라 1994' 후속으로 오는 24일부터 매주 금·토요일 저녁 8시40분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