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심판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단체전이 그 대상이다. 심판에 대한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피겨여왕' 김연아(24)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USA투데이는 지난 9일 프랑스 스포츠 전문지 레퀴프의 기사를 인용,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의 심판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미국과 러시아가 담합을 통해 메달을 나눠먹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레퀴프는 '러시아 심판이 아이스댄스 쇼트프로그램에서 미국 선수들이 좋은 점수를 받게 했다'며 "그 대가로 미국 심판은 러시아의 단체전 승리를 돕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보의 출처는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의 한 코치다.
실제로 미국의 아이스댄스 대표 메릴 데이비스-찰리 화이트조, 러시아의 페어 크세니아 스톨보바-페도르 클리모프조는 모두 단체전 1위를 차지했다. 이같은 내용은 순식간에 각국 언론에 보도되며 관심을 끌었다. 일본도 닛칸스포츠 등 언론들이 일제히 담합 의혹을 전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미국 피겨스케이팅협회는 "미국 아이스댄싱은 세계선수권에서 2회에 걸쳐 우승한 팀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훌륭하다"며 "보도는 당혹스러움을 넘어 스포츠에 있어 불행"이라고 반론을 펼쳤다.
피겨스케이팅에서 담합 의혹은 진위여부를 떠나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끌 만한 사안이다. 피겨스케이팅이 김연아가 여자 싱글에 출전하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오는 20일 쇼트프로그램, 21일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이번 논란은 담합과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 김연아에게도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홈 어드밴티지 때문. 러시아의 신예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는 최근 물오른 기량을 펼치고 있다. 리프니츠카야는 단체전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72.9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획득, 김연아를 위협할 상대로 급부상하고 있다.
물론 리프니츠카야는 아직 기량 면에서 김연아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지난 밴쿠버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여자 피겨계의 '여왕'으로 우뚝 선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독보적인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은 워낙 변수가 많은 대회다. 홈 어드밴티지를 포함한 심판 판정 역시 그 변수 중 하나다.
심판 판정과 관련해 일찌감치 논란이 불거진 것이 오히려 잘됐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논란이 남은 대회 깨끗한 판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에서도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판정 논란이 있었다. 당시에는 공동 금메달을 수여하며 논란을 무마시켰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