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오승환(32, 한신)이 일본에서 투구폼 논란에 휘말렸다. 오승환 특유의 투구폼에 일본 심판진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0일, 일본 심판진이 오승환의 투구폼을 검토 재료로 삼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중동작에 따른 보크 가능성 때문이다.
오승환은 독특한 투구폼을 갖고 있다. 왼발이 착지 직전 한 번 멈추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 하지만 이는 한국에서는 물론 국제대회에서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는 투구폼이다.
그러나 일본에는 일본만의 보크 기준이 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41, 은퇴)도 지난 2011년 오릭스에서 뛸 당시 일본만의 보크 판정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박찬호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17년 동안 전혀 문제가 없었던 투구폼이 일본에서는 보크로 지적됐다.
당시 박찬호의 경우 오승환과는 달리 세트포지션이 문제가 됐다. 두 손을 가슴에 모은 뒤 곧바로 투구에 돌입하는 박찬호의 투구폼이 보크로 지적받은 것. 일본 심판진은 두 손이 가슴에서 일정 시간 머문 후 투구를 해야 보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스프링캠프에서의 연습경기, 시범경기에서 연달아 보크 지적을 받은 뒤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도 보크를 범했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십수년간 뛰었던 베테랑이지만 몸에 밴 투구폼을 하루아침에 고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승환도 마찬가지다. 만약 오승환의 투구폼이 일본 심판진에 의해 보크라고 결론날 경우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오승환은 투구 밸런스를 잡는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일본 언론들도 '오승환의 투구폼이 보크로 인정될 경우 한신에게는 큰 타격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일단 일본 심판장은 "심판원 중 오승환의 투구를 지켜보고 '좀 헷갈린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지금은 아직 '안된다', '된다'의 판단은 불가능하다. 지금부터 협의를 통해 통일된 판정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일본 심판진의 판정에 대해서는 외국인 선수 '흔들기', '길들이기'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박찬호의 보크 판정 당시 일본 스포츠전문지의 한 기자는 "일본에서는 해마다 가장 유명한 외국인 선수를 대상으로 연습경기에서 매우 민감하게 보크 판정을 내린다"며 "'일본야구는 엄하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오승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 진출 이후 첫 불펜 피칭을 실시한 7일 이후 보크 논란이 일었다. 오승환은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의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외국인 투수다. 일본 언론들은 오승환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있다. 보크 논란 역시 오승환에 대한 높은 관심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오승환과 한신 구단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승환은 "한국에서 프로 입단 후 내 투구폼을 메이저리그에 보내 확인한 것으로 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신의 나카니시 기요오키 투수코치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도 문제가 없었다"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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