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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류화석 감독, 계속 앉아있던 이유


현대건설 상대 3-0 승리 거둔 흥국생명, 10연패 탈출

[류한준기자] "나부터 침착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상대로 마침내 10연패 사슬을 끊었다.

흥국생명은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2 25-20 25-15)으로 이겼다. 흥국생명은 이날 주포 바실레바(불가리아)가 22점으로 제 몫을 했고 김혜진과 박성희가 18점을 합작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승리가 확정되자 모두 코트로 뛰어나와 서로를 얼싸안고 연패 탈출의 기쁨을 나눴다. 그런데 흥국생명 류화석 감독은 벤치에 앉아 코트를 바라만 봤다. 현대건설 염혜선이 시도한 서브가 네트에 걸려 흥국생명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되는 순간에도 류 감독은 가만히 앉아 있었다.

연패를 벗어나는 기쁜 순간이었지만 사령탑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다. 류 감독은 이날 경기 중에도 자리에 앉아 있었다. 2세트 작전 타임 도중 잠깐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들에게 지시를 했을 뿐이다.

몸이 불편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류 감독은 이날 현대건설전이 끝난 뒤 "일부러 그렇게 했다"고 했다. 이유는 있었다. 류 감독은 "연패 기간 동안 우리 선수들이 이상하게도 마무리를 잘 못했다. 고비에서 침착하지 못하고 흔들리다보니 연패가 더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나부터가 먼저 침착한 모습을 보이기로 했다"며 "그러한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보내기 위해서라도 계속 앉아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령탑이 벤치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자리를 지키자 흥국생명 선수들도 이날 최상의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류 감독은 "전반적으로 약속된 플레이가 잘 이뤄졌다"고 경기 내용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반면 이날 승점 3 추가가 반드시 필요했던 현대건설은 예상 밖의 일격을 흥국생명에게 당했다.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은 "지난 8일 GS 칼텍스전 2-3 패배 때문에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진 건 아니다"라면서도 "승점 3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을 선수들이 심하게 받은 것 같다. 오히려 그 부분이 화가 됐다"고 했다.

황 감독은 "누구를 탓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오늘 경기는 프로선수로 정말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공격과 수비 어느 하나 제대로 된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얘기했다. 이날 현대건설은 바샤(터키)가 21점을 올렸으나 황연주와 양효진이 각각 7점에 그쳤다. 범실도 26개나 나와 흥국생명의 15개와 견줘 더 많았다. 1세트에서만 12개의 범실로 분위기가 흐트러졌다.

한편 류 감독은 "솔직히 오늘 경기를 앞두고 11연패를 당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많았다"며 "승패를 떠나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니 우리 팀뿐 아니라 상대팀 플레이도 좀 더 잘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류 감독은 시즌 남은 경기에서 계속 벤치에 앉아 있는 걸 고집할 마음은 없다.

그는 "연패를 끊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앉아 있진 않겠다"며 "징크스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흥국생명은 여전히 7위에 머물렀지만 이날 승리로 시즌 6승째(16패, 승점 16)를 올렸다. 현대건설은 승점 추가에 실패한 가운데 9승 14패(승점 28)로 4위 자리를 유지했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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