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 2군 선수단이 지난 9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오키나와는 한화 1군이 스프링캠프를 차린 장소다. 1, 2군 선수단이 같은 곳에서 스프링캠프를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
먼저 2군 선수들도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치른다는 것이 의미 있다. 구단 차원에서 2군 육성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화는 상대적으로 2군 육성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최근 한화가 암흑기를 보내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화도 남부럽지 않은 2군 육성 시스템을 갖췄다. 프로 구단 중 유일하게 2군 전용 훈련장이 없었던 한화였지만 지금은 충남 서산에 최신식 훈련장을 건립했다. 지난해부터 한화는 서산에서 이정훈 2군 감독의 지도 아래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 박차를 가했다.
특이한 것은 2군 스프링캠프의 장소가 1군과 같다는 것이다. 최근 각 구단의 2군 해외 전지훈련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지만 1,2군을 같은 장소에 두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한화는 2군이 훈련할 마린파크와 1군이 사용하고 있는 고친다구장이 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는 그야말로 지척에 있다. 바로 이 점이 1군 선수단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1,2군 훈련지를 같은 장소로 정한 것을 선수단의 경쟁 의식을 높이고 훈련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김응용 감독의 결정이다. 언제든지 가까운 거리에 있는 2군 캠프로 강등(?)될 수도 있다는 것이 선수들의 훈련 의욕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김응용 감독은 조만간 1,2군 간에 몇몇 선수들의 교체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미 2군 캠프에는 마일영, 김혁민, 안승민, 황재규, 박노민, 추승우 등 1군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1군에는 자칫 2군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2군에는 1군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목표의식이 생겨나고 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주전들의 대폭적인 물갈이를 선언했다. 이번 스프링캠프가 그 시작이 될 전망이다. 전력이 타 구단에 비해 떨어지는 한화로서는 자체 경쟁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바로 1,2군이 오키나와에서 함께 훈련하는 이유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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