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기대했던 금빛 질주는 다음으로 미뤘다. 그러나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당당히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세화여고)가 한국 여자쇼트트랙 '기대주'에서 '간판'으로 자리를 잡는 순간이다.
심석희는 15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쇼트트랙 1천500m 결승에서 2위로 레이스를 마쳐 은메달을 획득했다. 심석희는 경기가 끝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했지만 "그래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부분은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심석희는 이번 대회에서 일찌감치 다관왕 후보로 꼽히는 등 미디어와 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최근 각종 국제대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잇따라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심석희는 소치에 도착한 남녀 쇼트트랙 대표선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조명을 받았다. 여기에 따르는 부담도 컸겠지만 심석희는 꿋꿋하게 이를 극복했다.
심석희는 우승후보 0순위답게 결승 초반부터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안쪽 2번째 라인에서 스타트를 한 심석희는 초반 4위에 자리하며 추월 기회를 엿봤다. 9바퀴째 가장 앞으로 치고 나왔다. 잠시 1위를 내줬지만 6번째 바퀴째 다시 선두 자리로 나갔다.
그러나 2010 밴쿠버대회 1천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저우양(중국)은 저력이 있었다. 저우양은 2바퀴 남은 상황에서 심석희를 제쳤고 막판 스퍼트를 해 가장 먼저 레이스를 마쳤다. 심석희는 끝까지 힘을 내봤지만 저우양을 따라잡지 못했다.
비록 기대했던 금메달은 놓쳤지만 심석희는 소치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 선수단에 세 번째 메달을 선사했다. 쇼트트랙에서는 지난 13일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박승희(화성시청)에 이어 두 번째로 나온 메달 소식이다. 심석희의 은메달로 쇼트트랙은 지금까지 참가한 올림픽에서 총 40개의 메달을 수집했다.
심석희에겐 메달 추가 기회가 더 있다. 여자 1천m와 3천m 계주에 나서기 때문이다. 심석희는 경기가 끝난 뒤 한동안 표정이 굳어 있었다. 금메달을 놓친 아쉬운 마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심석희는 시상대에 올라가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대회 남은 종목뿐 아니라 4년 뒤 평창동계올림픽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 자랑스런 미소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