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아시아 정상 정복을 선언한 포항 스틸러스의 살림은 여전히 궁핍하다.
포항은 전라남도 고흥에서 마무리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포항에 내린 폭설로 송라 클럽하우스 사용이 어려워져 빠른 선택으로 고흥으로 이동해 오는 25일 세레소 오사카(일본)와의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1차전 홈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포항은 세레소 외에 산동 루넝(중국),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한 조에 속해있다. 일단 기본적인 틀이 잘 갖춰진 포항의 전력을 고려하면 산동이나 부리람은 원정만 잘 견디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거리인 부리람 원정의 경우 태국 특유의 끈끈한 더위를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관건은 세레소다. 세레소는 우루과이 국가대표 출신 디에고 포를란이라는 대형 스타를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하더니 세르비아 국가대표 출신 고이코 카차르까지 수집하는데 성공했다.
포를란은 연습경기에서 골을 넣는 등 좋은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확실한 원톱이 없는 포항에는 위협적인 요인이다. 경험이 많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노련미를 앞세워 경기 운영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노병준, 박성호 등 경험이 많은 이들과 계약을 하지 않은 포항 입장에서는 고민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중원에서 황지수가 조율한다고는 하지만 앞선에서 노련하게 마무리를 하며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베테랑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외국인 선수마저 없으니 그야말로 답답할 노릇이다.
믿을 구석은 풍부한 미드필더다. 황선홍 감독이 제로톱을 다시 한 번 던진 이유도 가용할 수 있는 미드필더 자원 때문이다. 고무열, 김승대, 이광훈, 이명주, 유창현, 조찬호 등 기술을 가진 이들이 언제든지 상대 골문을 향해 패스와 침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경기 분위기 전체를 조율하는 베테랑의 필요성은 황 감독이 강한 전력으로 꼽는 부분 중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지난 시즌 젊은이들이 날고 기었어도 노병준, 박성호가 고미바다 한 건씩 해줬기 때문에 정규리그 우승이 가능할 수 있었다.
희망을 거는 것은 군에서 복귀한 김재성이다. 김재성은 당초 방출 대상자였지만 구단과의 협의로 잔류에 성공했다. 중원에서 이명주, 황지수 등과 호흡을 잘 맞춘다면 황 감독의 고민을 일부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 감독은 올해도 마음을 비우고 시작하고 있다. 구단의 사정을 이해하고 또 참고 있다. 당연히 구단에서 얼마나 보조를 잘 해주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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