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글로벌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에도 열성팬이 등장했다.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펼쳐지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 한화가 일본 프로구단이 아니기 때문에 관중석은 썰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팬의 숫자가 아닌 충성도로만 따진다면 한화의 인기는 고친다구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고친다구장의 관중석에는 거의 매일 눈에 띄는 두 명의 여성팬이 있다. 오키나와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시로시마 마리, 시로시마 치히로 자매다. 두 사람은 매일같이 고친다구장을 찾아 조용히 한화 선수들을 응원한다. 선수들보다 일찍 구장에 나타나 선수들보다 늦게 돌아간다.
연습경기가 열리는 날은 물론, 훈련만 있는 날에도 경기장을 찾는다. 언니 치히로 씨보다 동생 마리 씨가 좀 더 열성적이다. 언니가 바빠서 오지 못하는 날에도 마리 씨는 혼자 야구장에 나와 선수들을 응원한다. 항상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응원을 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훈련에는 전혀 방해되지 않는다.
이 일본인 자매가 한화의 열성팬이 된 것은 2년 전. 한화 선수단이 묵는 나하 소재 호텔의 근처에 살고 있던 자매는 우연히 그 호텔에서 점심을 먹게 됐다. 그 때 한화 선수들을 보게 됐고, 큰 덩치에 잘생긴 외모에 마음이 이끌렸다고. 호텔 측에 문의해 본 결과 한화 선수단이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고친다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는 정보도 얻었다.
선수단 내에서도 매일 나타나는 일본인 2명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동생 마리 씨는 "김성한 수석코치님이 말도 걸어주시고, 앞으로도 응원을 해달라고 말해주셨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일본에서 연수 경험이 있어 일본어에 능통하다.
그렇게 시로시마 자매는 한화의 오키나와 현지 서포터가 됐다. 건강이 좋지 않았던 마리 씨는 매일 좋아하는 선수들을 보러 나오며 삶에 활력을 얻었고, 건강도 차츰 좋아졌다고. 자매는 해마다 응원의 의미로 직접 정성스럽게 장식품을 만들어 선수단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 장식품은 현재 한화 선수들이 드나드는 구장 출입구에 장식돼 있다.
동생 마리 씨가 특히 좋아하는 선수는 지금은 은퇴한 오재필이다. 오재필의 은퇴 소식을 듣고 며칠간 슬픔에 잠기기도 했다. 언니 치히로 씨는 추승우를 가장 좋아한다. 김혁민, 구본범 등을 좋아하는 선수로 꼽은 자매는 모든 한화 선수들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자매는 한화의 상징색인 주황색 스카프를 착용할 정도로 한화에 대한 애정이 깊다. 한화를 좋아하게 된 이후 한국 드라마도 즐겨 보게 됐고, 한국어 공부도 시작했다. 훈련이 끝나고 돌아가는 선수들을 기다렸다 손을 흔드는 모습은 한국의 여느 팬들과도 다르지 않았다.
한화 구단도 현지 팬 관리에 소홀하지 않다. 자매에게 구단 모자를 선물하고, 음료수까지 챙겨주고 있다. 한국에서도 충성도 높은 팬들을 보유하고 한화 이글스가 인기의 영역을 해외까지 넓혔다.
조이뉴스24 오키나와(일본)=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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