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10경기 38세트 출전, 228점 공격성공률은 48.77%.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이번 시즌 V리그 코트에서 뛴 레안드로 비소토(브라질)가 남긴 성적이다. 정규리그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비소토는 1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브라질로 돌아갔다.
그는 밀로스 쿨라피치(몬테네그로)의 대체 선수로 시즌 도중 한국전력에 입단하며 V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연패에 빠져있던 한국전력이 4라운드를 앞두고 반전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영입한 회심의 카드였다. 비소토는 이름값과 경력만 놓고 본다면 역대 외국인선수들 중 가장 화려했다. 현역 브라질 남자배구대표팀 주전 라이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소토는 삼성화재 레오, 대한항공 마이클(이상 쿠바), 현대캐피탈 아가메즈(콜롬비아) 등 V리그 남자부 외국인선수 '빅3'와 견줘 떨어지는 성적을 보였다. 이유는 있었다. 무릎 부상 전력도 있었고 한국전력에 오기 전 브라질리그에서 소속팀 RJX가 재정 문제에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제대로 시즌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도 있었다. 한국전력이 9연패를 끊었던 지난 1월 29일 현대캐피탈전이 그랬다. 당시 비소토는 22점을 올렸고 전광인도 16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의 완벽한 조합에 힘입어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에게 3-0 완승을 거두며 기나긴 연패에서 탈출했다.
비소토는 "몸상태를 더 완벽하게 만들고 준비를 잘한 뒤 한국에 왔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그 부분은 내가 잘못한 일"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팀 동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나 또한 매우 아쉽다"고 했다. 출국 전 비소토에게 한국전력과 V리그에 대한 소감을 들어봤다. 다음은 비소토와 일문 일답.
-시즌 후반에 V리그로 오긴 했지만 한국전력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결과론이지만 시즌 초반부터 한국전력 선수들과 함께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랬다면 팀이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많았다면 더 나은 결과를 얻었을텐데 그렇지 못했다. 정말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한국전력에서 뛰며 가장 인상깊었던 선수는 누구인가?
"당연히 '베이비' 전광인이다(비소토는 전광인에게 이런 별명을 붙여줬다). 그의 플레이는 정말 대단하다. 브라질리그와 다른 해외리그에서도 뛰었지만 전광인처럼 경기를 하는 선수는 좀처럼 볼 수 없다. 신선하면서도 좋은 충격이었다."
-V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뛴 건 아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어땠나?
"예전부터 V리그에 대해 듣긴 했다. 하지만 한국배구에 대해서는 국가대표팀 경기를 통해 접한 게 전부였다. 그런데 직접 V리그에서 뛴 부분은 내게도 분명히 좋은 경험이다. V리그는 그 전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수준이 높다고 느꼈다. 한국전력에 처음 왔을 때 선수들의 수비와 연습 때의 태도 등을 보고 놀랐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더라."
-지난 5일 대한항공과 경기에 앞서 몸을 풀다 허리를 다친 걸로 알고 있다. 현재 몸상태는 괜찮나?
"아직도 통증이 남아 있다. 그래서 움직이기가 조금 불편하다. 브라질에 돌아가서도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2014-15시즌 또는 그 이후라도 다시 V리그에서 뛸 생각은 있나?
"당연하다. 그저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다. 진심이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뛰고 싶다. 이번보다 더 나은 컨디션과 몸상태로 돌아와 한국전력을 위해 더 많은 걸 코트에서 보여주고 싶다. 동료들과 다시 한 번 뛰고 싶다."
-브라질대표팀에 소집된 걸로 알고 있다. 올해는 세계선수권대회도 있는데 각오는?
"대표팀에서 뛸 수 있다는 건 언제나 명예로운 일이다. 브라질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분명한 목표가 있다. 바로 4연속 세계선수권 우승이다(브라질은 지난 2002년 아르헨티나, 2006년 일본, 2010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3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고 나 또한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 한국도 이번 세계선수권에 참가하고 조별예선에서 우리와 만나는 걸로 알고 있다. 한국도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
-한국에도 팬들이 많다. 한국전력 팬들을 포함해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한국전력 팬들 뿐만 아니라 체육관 안팎에서 만난 팬들이 항상 친절하고 친근하게 대해줬다. 좋은 기억이다. 브라질로 돌아가서도 그 부분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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