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JTBC 드라마 '밀회'가 방영 3화 만에 공중파 드라마를 누르고 동시간대 방영 드라마 시청률 3위를 차지했다. '밀회'는 유아인과 김희애의 20세 차 금기된 로맨스, JTBC '아내의 자격' 안판석 감독과 정성주 작가의 재회로 높은 기대를 얻었던 드라마. 뚜껑을 연 뒤 끓어오른 인기는 기대 이상인 모양새다.
'대세'를 맞은 여배우 김희애와 물 오른 청춘 스타 유아인은 드라마 속 첫 만남부터 남다른 케미스트리(Chemistry)를 자랑했다. 퀵서비스 배달원으로 일하는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 분)는 공연장 피아노로 몰래 연주를 하다 쫓기는 신세가 됐다. 소리만으로 그의 남다른 연주 실력을 알아챈 서한음대 피아노과 교수 강준형(박혁권 분)은 학교 내 세력 다툼의 승기를 잡기 위해 선재를 제자로 들이려 힘쓴다.
준형의 아내인 서한예술재단 기획실장 오혜원(김희애 분)은 선재의 실력을 검증해달라는 남편의 부탁을 받는다. 이 테스트 자리는 선재와 혜원의 우연한, 그러나 운명적인 첫 만남이 된다. 스무 살 청년 선재는 혜원의 우아함에 매료된다. 혜원 역시 선재의 빛나는 재능, 순수하고 저돌적인 사랑에 흔들리고 만다.
수려한 영상미와 배우들의 호연, 매혹적인 로맨스에 빠른 전개까지 곁들여진 ’밀회’는 초반부터 숱한 화제의 장면들을 낳았다. 김희애와 유아인의 피아노 연주 장면부터 혜원을 향한 동경과 사랑을 꺼내보이기 시작하는 선재의 모습, 비극적 이유로 피아노를 접어야 했던 선재와 일상에 지친 혜원의 재회까지, 방영 2주 만에 시청자들을 심장 박동수를 끌어올렸던 명장면들을 꼽아봤다.
김희애·유아인의 연탄, 정사보다도 관능적인
지난 18일 방영된 2화에서 혜원과 선재가 함께 슈베르트의 '판타지아'를 함께 치며 연주하는 장면은 방영 전 '밀회' 20분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선공개돼 뜨거운 관심을 얻었다. 피아노 전공자가 아닌 두 배우가 무수한 연습 끝에 리얼할 연주 장면을 완성했다는 사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어떤 정사신보다도 관능적인 두 배우의 호흡이었다. 타고 놀듯 악기를 연주하는 선재와 혜원, 서로의 연주에 귀를 기울이며 아름다운 소리를 완성해 가는 두 남녀의 모습은 말 그대로 야릇했다. 피아노가 얼마나 관능적인 악기인지는 이미 적지 않은 영화들을 통해 그려진 바 있다. '밀회'의 이 장면 역시 뒤처지지 않을 베스트신이라 할 만하다.
스무 살 선재의 고백 "저는 그날 다시 태어났어요"
서한음대 정시 모집을 앞두고 혜원과 준형은 선재의 집을 찾는다. 혜원은 끈끈이가 발에 묻어 이를 닦은 뒤 남편보다 늦게 선재의 집을 나섰다. 선재는 혜원에게 전화 번호를 알려달라며 동경인지 설렘인지 모를 관심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저, 번호 좀"이라고 멋쩍게 운을 뗀 선재에게 혜원은 "네 선생은 내가 아니라 강준형 교수"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선재는 "싫은데요. 아닌데요"라고 부인한 뒤 혜원에게 느낀 감동을 절절하게 고백한다.
"왜냐면요, 왜냐면… 제가 선생님이랑 처음 만났을 때 그렇게 정해졌어요. 운명적으로. 제가 퀵 배달을 하다 보니 매일 매일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거든요. 가끔 단골 손님도 있긴 하지만 거의 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에요. 제가 누군지 관심도 없어요. 저도 관심 없고요.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제 연주를 더 듣겠다고 하셨고 제가 어떤 놈인지 관찰도 하시고, 어떻게 사는지도 물어보시고, 저랑 같이 연주도 해주셨어요. 그러니까 저는 그날 다시 태어난 거나 마찬가지에요. 제 영혼이 거듭난 거죠."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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