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송일수 두산 베어스 감독은 전날인 29일 LG 트윈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뜻깊은 승리를 기록했다. 감독 데뷔 후 첫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데뷔전을 멋지게 장식했다. 이런 의미 깊은 경기의 승리구는 '당연히' 송 감독에게 전달됐다. 송 감독은 30일 LG와의 잠실 홈경기에 앞서 "내 방에 공을 따로 잘 간직했다. 앞으로도 가능하면 승리할 때 쓴 공을 가져가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 승리구가 송 감독에게 전달될 때까지는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전날 경기 9회초 수비에서 마지막 타자 이진영의 내야 플라이를 잡은 유격수 김재호가 승리감에 관중석으로 공을 던지려는 시늉을 했다. 선수들을 놀래키려는 '장난성' 짙은 행동이었다.
그러자 좌익수 김현수가 이를 만류하는 행동을 한 뒤 재빨리 공을 낚아채 주장 홍성흔에게 전했다. 홍성흔은 이 공을 다시 송 감독에게 전달하며 '승리구 배달'이 마무리된 것이다. 이날 경기 승리의 의미를 그만큼 선수들이 잘 알고 있었던 셈이다.
사실 이날 승리구에 신경 쓴 사람은 또 있었다. 바로 박정원 두산 구단주였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박 구단주는 경기 직후 "송 감독의 승리구를 반드시 챙겨드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 중책을 맡은 선수단 수장을 위해 구단 안팎에서 무척 신경썼음을 알려준 일화였다.
송 감독은 "어제 승리후 과거 몸담았던 일본의 지인들로부터 축하 전화와 메일이 쇄도했다. 국내에서도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오는 등 축하를 많이 받았다. 참 기쁜 하루였다"며 밝게 웃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