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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일관성 유지로 연승 탄력 받다


선수들 다양한 포지션 적응, 골 능력 향상으로 위기 극복

[이성필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중요한 고비를 넘어섰다. 황선홍 감독이 웃을 정도로 놀라운 경기를 펼쳐 값진 승리를 따냈다.

포항은 2일 중국 지난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4차전 산둥 루넝(중국)과 경기에서 전반 35분 고무열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 20분 김태수, 26분 김승대의 연속골과 상대 자책골을 더해 4-2로 이겼다.

산둥에는 후반 40분 이후 두 골을 내줬다. 사실상 경기 주도권을 포항이 쥐고 있었다는 점에서 완승이었다. 2승2무(승점 8점)가 된 포항은 조 1위로 올라서며 황선홍 감독 부임 후 첫 ACL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5차전 세레소 오사카(일본) 원정경기만 잘 넘기면 무난하게 예선 통과를 할 전망이다.

포항이 올 시즌 별다른 투자 없이 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공격수 강수일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임대한 것 정도가 투자라면 투자일 정도다.

오히려 측면 공격수 조찬호가 오른 무릎 인대 파열 부상으로 6개월 재활 진단을 받는 등 팀에는 악재가 찾아왔다. 설상가상으로 산둥전에는 김원일, 신광훈, 김재성 등 팀의 주축들이 경고누적이나 퇴장 등으로 나서지 못해 더욱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포항은 생존 본능을 발휘했다. 조찬호의 자리에는 문창진이 나서 잘 적응하고 있고 배슬기, 손준호 등 어린 선수들이 주축들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교체 카드로 활용되고 있는 유창현은 포항의 선수층이 엷어지면서 서서히 교체로 기회를 얻어 결정력을 과시하고 있다.

확실한 원톱 부재에 상관없이 모두가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한 것도 최근의 포항 상승세를 이끄는 힘이다. 포항은 K리그 개막 후 2연패에 빠졌지만 이후 경기력을 회복했다. 산둥과의 홈 경기에서 신광훈이 퇴장 당한 뒤에도 2-2로 비기며 자신감을 찾은 것이 반전의 출발이었고 수원 삼성전 2-1 승리를 시작으로 산둥전을 포함해 최근 4연승을 이어갔다.

선수 보강이 없는 포항은 '멀티탭 축구'를 내세웠다. 포지션에 구멍이 생길 경우 누구든 메워서 극복해나가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박성호, 노병준, 황진성 등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해결사 역할을 해줬지만 올해는 전망이 어두웠다.

그러나 선수들이 다양한 위치에서 뛰다보니 골 기회가 오면 깔끔한 결정력을 선보이며 골을 넣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공격을 책임지는 김승대, 이명주, 문창진, 고무열 모두 공격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다. 기회가 왔을 때 주저없이 슈팅을 날려 골 생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다. 부족한 자원으로 팀을 이끌고 있는 황선홍 감독의 고육지책에 살인 일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패기와 열정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황 감독은 산둥전 승리 후 "포항의 스타일대로 축구를 하고 싶고 그렇게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 협력 플레이를 하라고 했는데 선수들이 잘 이행해줬다"라며 포항 부임 후 틀을 깨지 않고 일관된 경기 스타일을 유지한 결과가 위기 극복의 원동력임을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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