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KIA 타이거즈 좌완 임준섭은 지난해 4승(8패 2홀드)을 올렸다. 4승 중 한 차례는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거둔 승리다. 지난해 8월 2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였다. 5이닝 동안 2실점하면서 넥센 강타선을 상대로 선방한 결과다.
임준섭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뿌렸다. 그러나 투구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임준섭은 타선 지원을 톡톡히 받았다. KIA 타선은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차일목의 만루포 등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5안타를 쳐냈다. KIA는 넥센의 추격을 뿌리치고 13-9로 이겼다.
임준섭은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첫 승이지만 마냥 기뻐할 순 없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임준섭은 승리투수의 기쁨을 드러내지 못하고 조용히 덕아웃을 빠져나갔다. 5.1이닝 동안 8피안타(1홈런) 볼넷 4개를 묶어 6실점이나 했기 때문이다.
이날 임준섭은 선발투수의 기본인 5회를 넘겨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배터리를 이뤘던 차일목이 4회 만루홈런(시즌 1호)를 쏘아올리는 등 13-4까지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여유가 있었다. 임준섭은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 느끼고 넥센 타선을 상대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6회말 선두타자 강정호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후 폭투로 한 점을 거저 내줬다. 김민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후속타자 유한준에게는 솔로포를 허용했다. 선동열 KIA 감독은 임준섭이 6회 추가 2실점하자 바로 두 번째 투수 신창호로 바꿨다. 임준섭의 투구수가 늘어나 그 때까지 97구를 기록하고 있었던 부분도 교체 이유 중 하나였다.
이날 KIA는 넥센에게 이기긴 했지만 중반 이후 추격을 허용하는 바람에 불펜 전력을 소모했다. 신창호에 이어 김태영, 서재응 그리고 마무리 하이로 어센시오까지 투입했다. 양현종, 데니스 홀튼, 송은범이 맡고 있는 1, 2, 3선발과 견줘 4, 5선발과 중간계투가 다른 팀들에 비해 처진다는 약점이 드러나는 경기가 됐다.
선동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4회 4-4로 맞선 가운데 타선이 집중력을 보여줘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KIA는 4회 대거 8점을 내며 넥센의 힘을 뺐다. 보통 시즌 첫 승을 올린 투수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기 마련이지만 선 감독은 임준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투구내용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셈이다.
임준섭은 다소 쑥스러운 첫 승을 올리면서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다. 이제 시즌 초반이다. 그가 선발 한 자리를 책임지면서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얻는다면 KIA 팀 성적도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