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리기자] 짧지만 화끈했던 90분이었다. '작은 거인' 브루노 마스는 기타와 목소리 하나 만으로 1만 3천명을 춤추게 했다.
브루노 마스는 8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첫 내한 콘서트 '브루노 마스-더 문샤인 정글 투어(Bruno Mars-The Moonshine Jungle Tour)'를 펼쳤다.
브루노 마스를 기다린 것은 일반 팬들 뿐만이 아니었다. 이 날 콘서트에는 보아, 지드래곤,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씨엔블루, 정려원, 하정우, 지진희, 최강희 등 국내 톱스타들이 대거 몰려 브루노 마스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공연 전부터 1만 3천명이 내뿜는 열기로 공연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 관객들의 얼굴은 열기와 흥겨운 분위기에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평일인 관계로 관객 입장이 지연되는 등 공연 시작 시간은 당초 예정된 오후 8시를 훌쩍 넘겨 지연됐다.
곧 휴대전화가 먹통이 되기 시작했다. 10만 명이 모여들었던 '국제가수' 싸이의 시청쇼 이후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관객은 양 끝의 시야제한석을 제외하고는 스탠딩석부터 3층 맨 끝까지 꽉 들어찼다. 최고 아이돌그룹 공연에서도 쉽사리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애타는 마음에 관객들이 여기저기서 마른 침을 삼켜갈 때쯤, 갑자기 공연장은 암전이 됐다. 공연을 알리는 악기 소리가 크게 울리고 마침내 브루노 마스가 무대에 등장했다. 순간 1만 3천명이 내지르는 환호는 파도처럼 체조경기장을 삼켰다. 시작부터 공연장은 천장이 날아갈 것처럼, 바닥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관객들의 심장 소리가, 발 구르는 소리가 쿵쿵 울렸다.
신나는 첫 곡 '문샤인(Moonshine)'을 시작으로 '나탈리(Natalie)', '트레저(Treasure)', '머니(Money-That's What I Want)', '빌리어네어(Billionaire)' 등 브루노 마스의 히트곡이 쉴새없이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브루노 마스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무대에서 춤으로, 노래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뿐이었다.
이 날 공연에서는 브루노 마스,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밴드 멤버들의 깨알 댄스가 최고의 매력 포인트였다. 브루노 마스의 매력 앞에서는 남녀 구분도 없었다. 코믹하면서도 느낌 충만한 브루노 마스의 댄스는 혼자 온 관객도, 둘이 온 관객도, 취재차 온 기자들도, 늘 주위를 신경써야 하는 최고의 톱스타들도 춤추게 했다. 크지 않은 동작이지만 리듬감 넘치는 댄스, CD를 통째로 집어삼킨 것 같은 완벽 라이브, 여성 관객들만 '두 유 러브 미?(Do You Love Me)'라는 가사를 노래하게 만든 후 '예스, 아이 두(Yes, I Do)'라고 노래를 빌려 로맨틱하게 대답하는 깨알 포인트까지, 아이돌그룹 멤버로 데뷔했다면 팬 여럿 혼절 시켰을 것 같은 '덕심 조련사'였다.
공연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브루노 마스의 히트곡 3종 세트 '낫씽 온 유(Nothing On You)', '웬 아이 워즈 유어 맨(When I Was Your Man)', '그러네이드(Grenade)'에 이르러 절정을 맞았다. 1만 3천 관객들은 '떼창'으로 브루노 마스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표현했고, 브루노 마스는 '아이 러브 서울, 땡큐 코리아'로 화답했다.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펼쳐진 공연 역시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었다. 그러나 브루노 마스는 짧은 시간, 알찬 공연으로 공연장을 찾은 1만 3천 명의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봄밤의 추억을 선사했다. 공연장의 음향이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를 다 담는데 역부족이었다는 것만 제외하면, 그래서 초반 공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사실만 눈 감는다면 브루노 마스의 공연은 완벽 그 자체였다.
공연을 찾은 이들은 실제로 '오늘이 아니면 브루노 마스를 언제 보겠어'라는 마음으로 이 날 콘서트를 찾았다고 한다. 특히 한국인이 사랑하는 뮤지션 중 한 사람인 브루노 마스의 콘서트는 확실히 쉽게 볼 수 없는 특별 이벤트다.
그러나 공연장을 찾은 1만 3천명의 관객과, 아쉽게 이번 공연은 보지 못한 수많은 팬들이 바라는 가장 아름다운 시나리오는 브루노 마스가 한국 팬들의 열기와 '한국 전매 특허' 떼창에 반해 조만간 다시 한 번 한국을 찾는 결말이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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