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어떻게 해서든지 이길 경기를 한 것 같아요."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에서 취재진을 만난 김경문 NC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NC는 전날 연장 12회 접전 끝에 롯데를 5-3으로 꺾고 4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승리를 이끈 발판을 놓은 선수는 2-3으로 끌려가고 있던 9회초 1사 후 모창민 대신 타석에 들어선 에릭 테임즈였다. 테임즈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테임즈는 경기를 앞두고 연습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김경문 감독에게 '괜찮다. 경기에 뛰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감독은 고민을 했지만 테임즈를 아끼기로 했다. 승부처에서 대타 카드로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테임즈를 대신해 선발 1루수로 조영훈이 나섰다. 김 감독은 "출전 기회를 자주 잡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도 신경을 써야 했다"고 했다. 김 감독의 의도대로 조영훈도 이날 짭짤한 활약을 했다.
2회 NC가 먼저 달아나는 선제 솔로포를 조영훈이 쏘아 올렸다. 그는 이날 6번 타순에 배치돼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쳤다. 그리고 테임즈는 5번 타자 모창민을 대신해 9회에 나와 천금같은 동점 홈런을 쳤다. 김 감독은 "9회 5번 타순에서 승부를 한 번 걸어보려고 했고 의도한 대로 결과가 잘 나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운이 딱 들어 맞았다"며 "시즌을 치르는 동안 이렇게 맞아 떨어질 때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팀 성적도 좋고 투타 그리고 공격과 수비 모두 잘 돌아가고 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NC의 현주소다. 하지만 김 감독은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테임즈는 16일 롯데전에는 다시 선발 라인업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오늘은 테임즈가 1루수로 출전하고 (조)영훈이가 대기한다"고 말했다.
롯데도 이날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다. 몸살 기운이 있는 주전포수 강민호를 대신해 장성우가 선발 마스크를 쓴다. 경찰청 전역 후 복귀한 장성우는 이번이 올 시즌 첫 선발 출전이다.
한편 이날 사직구장은 평소 때와 견줘 조용했다. 홈팀 롯데나 원정팀 NC 선수들이 경기 전 몸을 풀 때 그라운드에는 음악이 흘러 나오지 않았다. 이날 오전 수학여행길에 나선 고교생 등 459명이 탄 여객선이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큰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다"며 "경기 중 치어리더를 포함한 응원도 자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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