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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회의 목표 "어떤 자리든 무조건 20"


롯데 새 마무리로 자리 잡아…'블론세이브 0'에 도전장

[류한준기자] 김사율, 정대현, 김성배, 이명우. 지난 2012년부터 올 시즌 초반까지 롯데 자이언츠의 뒷문을 맡았던 선수들이다. 롯데 마운드는 양승호 전 감독이 '양떼 불펜'을 꾸리기 시작하던 2011시즌부터 골치아픈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확실한 마무리 전문 투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김사율이 2011시즌 도중 클로저 역할을 맡아 그 해 20세이브(5승 3패)를 올렸고 2012시즌 34세이브(2승 3패)를 기록해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마무리 자리는 다시 흔들렸다.

양 전 감독에 이어 지난해부터 롯데 지휘봉을 잡은 김시진 감독은 당시 시범경기 때부터 컨디션이 떨어진 김사율 대신 정대현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그런데 정대현도 몸 상태와 구위가 좋지 못해 일이 꼬였다. 결국 중간계투로 뛰던 김성배가 그 자리를 맡았다. 김성배 카드는 성공했다. 그는 31세이브(2승 4패)을 기록하며 김사율에 이어 30세이브 고지를 넘어섰다.

자연스럽게 올 시즌 클로저도 김성배의 차지가 됐다. 하지만 시즌 초반 순항하는 듯했던 김성배가 주춤거렸다. 안방 사직구장에서 열렸던 지난 4월 10일 LG 트윈스전과 1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김성배는 홈런을 내주면서 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김성배가 불안한 피칭을 이어가자 결국 김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했다.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정대현이나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명우를 마무리로 투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카드도 오래 가지 못했다. 오히려 불펜 과부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김 감독은 새로운 마무리로 김승회를 선택했다. 사실 김승회에게 뒷문을 맡기는 것에 대해 김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김승회는 지난해 롯데 이적 후 초반에는 선발 임무도 맡는 등 '마당쇠' 노릇을 톡톡이 했다. 이후 필승조로 중간계투에서 제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은 배짱이 좋은 김승회를 마무리로 기용하는 결단을 내렸다. 김승회는 올 시즌 롯데의 4번째 마무리 투수로 변신했다. 그는 지난 4월 27일 사직 SK전부터 뒷문 단속에 나섰다. 그 경기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린 그는 4월 30일 한화 이글스전, 그리고 지난 3일 SK전에서 모두 구원에 성공했다.

6일 현재 3세이브를 기록 중인 김승회는 "마무리라고 해서 특별하게 달라지는 건 없다"며 "마무리라고 못을 박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운드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투수라면 실점을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건 선발, 중간, 마무리 모두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그러나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게 야구경기다.

김승회는 "3점 차면 투런, 2점 차면 솔로포를 맞아도 상관 없다고 마음먹고 있다"며 "1점 차일 때는 물론 그렇지 않다"고 어떤 자세로 마무리 역할을 할 것인지를 얘기했다. 두산과 롯데를 거치며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성배는 새로 마무리 임무를 맡은 김승회에게 "1점 차면 동점이 되도 좋으니 타자에게 볼넷은 내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최고 마무리로 활약했던 마리아노 리베라가 했던 얘기다.

김승회는 "롯데에 처음 왔을 때부터 자리에는 연연하지 않았다"며 "팀이 이기든 지든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사실 그는 목표를 일찌감치 세웠다. 중간계투로 나서든 마무리를 맡든 '20'이라는 목표 숫자를 정했다. 스프링캠프 숙소에서도 그 숫자를 적어놓고 늘 마음에 새겼다. 보직에 따라 20홀드 혹은 20세이브를 올리겠다는 결의였다. 그리고 100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다. 이제는 마무리로 정해졌으니 세이브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처음 맡는 임무라 낯선 부분도 있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9연전 일정도 체력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는 "마무리를 해보니 (김)성배의 심정을 이해하겠더라"며 "시즌 초반 성배가 두 차례 팀 승리를 못지켰을 때 놀리기도 했는데 정말 미안해지더라"고 했다.

자신은 있다. 마무리라고 다른 자리와 견줘 더 긴장되진 않는다. 구위를 떠나서 김승회가 갖고 있는 마무리로서의 장점이 바로 이런 멘탈적인 부분일 수 있다. 그는 "(마무리로) 믿고 맡겨줬는데 또 그 자리가 바뀐다면 팀이 더 힘들어진다"며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승회는 "블론세이브 제로에 도전하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조이뉴스24 부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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