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류승완 감독이 실제 살인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어 영화 '유령'을 작업한 의도를 설명했다.
9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옴니버스 3D 영화 '신촌좀비만화'의 언론·배급 시사가 열렸다. '유령'의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과 배우 이다윗·손수현·박정민, '너를 봤어'를 연출한 한지승 감독과 배우 남규리, '피크닉'의 연출을 맡은 김태용 감독과 배우 김수안이 참석했다.
'유령'은 실화인 신촌 사령카페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삼은 영화다. 구체적인 설정은 실화와 다르지만 얼개가 비슷하다.
영화는 학교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취업에도 관심 없는 고등학생 승호(이다윗 분)를 주인공으로 했다. 인터넷 사령카페에서 짝사랑하는 여우비(송수현 분)와 연락하기 위해 스마트폰 단채 채팅방의 멤버들과만 대화를 나눈다. 단체 채팅방에 폭언을 남기고 사라진 여우비는 멤버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승호는 또 다른 멤버 비젠(박정민 분)과 여우비를 도우려 나선다.
류승완 감독은 "지금도 실제 사건을 벌인 친구들의 심리 상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영화는 실제와는 다르게 묘사된 것이 있다. 연령대도 그렇다. 사건은 모티프로만 하고 새로 만든 설정들이 있다"고 알렸다.
이어 "사건 관련 인물들에 대해 제가 알고 싶었다. 어떤 배경, 어떤 과정을 거쳐 벌어진 일인가. 취재하는 동안 유사 사건과 배경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가장 신경쓰인 것은 영화 안 사건에 대해 단정하거나 단죄하지 말고 지켜보는 태도를 갖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나중에 영화를 봤을 때 이들을 공감하거나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과 인물을 지켜보고 각자의 판단에 따라 다른 해석이 될 수 있는 영화였으면 했다"고 답을 이어 간 류 감독은 "가장 조심스러웠던 것은 이들의 입장에서 섣불리 '이들을 이해해야 해요' 라든지, '우리 사회가 이렇게 만들었어요' 라는 태도를 갖고싶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사건을 벌인 아이들이 무조건 죽을 죄를 지은 놈들로 보이길 원하지도 않았다. 관객들이 딜레마를 안고 극장을 나서길 바랐다"고 말했다.
'신촌좀비만화'는 '유령' '너를 봤어' '피크닉' 세 편의 영화로 이뤄졌다. 인터넷 사령 카페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한 '유령'에는 이다윗·손수현·박정민이 출연했다. '너를 봤어'는 좀비 치료제 개발 이후 인간과 좀비 출신 치료자가 공존하는 새상을 그렸다. 박기웅·남규리가 주연을 맡았다. 자폐증을 가진 동생을 둔 소녀 수민의 이야기 '피크닉'에는 박미현·김수안이 출연했다.
지난 1일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됐으며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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