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이재원의 상승세가 놀랍다. 타율(4할6푼2리)과 출루율(4할9푼1리), 장타율(7할2푼5리)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재원이 지키는 SK의 4번 타자 타율은 4할1푼으로, 9개 구단 중 가장 높다.
이런 흐름은 이재원의 타격감이 급락하지 않는 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원은 "타격감이 계속 좋을 수는 없다. 서서히 안 좋은 공에도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감도 회복했다. 이재원은 "요즘에는 좋은 공이 잘 안 들어온다. 예전 같았으면 긴가민가 했을 거다. 이제는 직구 타이밍에 변화구가 들어와도 과감하게 돌린다. 삼진을 당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선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으니 타석에서 자신 있게 휘두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삼진도 늘었다. 4월 21경기에서 10개의 삼진을 당했던 이재원은 5월 7경기에서 7삼진을 기록 중이다. 이재원은 "낮은 볼에 헛스윙이 많이 나오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내 스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진에 고개 숙이는 대신, 볼넷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재원은 올 시즌 106타석에 들어서 8개의 볼넷을 골라냈다. 2008년 20볼넷이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다. 선구안은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재원은 "이제 나쁜 공을 골라내 최대한 많이 출루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출루율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이재원은 2008년 가장 많은 82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에는 69경기 출전에 그쳤다. 주로 대타로 나섰고, 부상이 겹쳤다. 이재원의 우선적인 목표는 '규정타석을 채우는 것'이었다.
올해는 꾸준히 선발 출장하면서 규정타석을 채워 당당히 수위타자를 달리고 있다. 타율 3위 손아섭(롯데)이 157타석에 들어서 139타수 52안타 타율 3할7푼4리를 기록한 반면, 이재원은 106타석에서 91타수 42안타 타율 4할6푼2리를 올렸다. 시즌 막판에는 차이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
한 경기에 2안타를 때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안타 1개에 볼넷 1개를 더하면 타율 관리는 더 수월해진다. 현재 높은 타율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타수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원은 풀타임 출전 경험이 없다. 타격감이 떨어지는 시점에 대비해 볼넷을 고르는 '눈'을 키우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매 타석이 소중하다"는 이재원의 말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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