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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G 연속 안타' 오재원, 최강 2번으로 우뚝


달라진 몸과 마음으로 타격 활황세…커리어 시즌으로 AG 대표팀 승선 노린다

[김형태기자] 타격 5위(0.366) 출루율 2위(0.466) OPS 11위(0.966) RC/27 5위(11.12)

리그를 대표하는 슬러거의 기록이 아니다. 번트 잘 대고 히트앤드런 수행능력 좋아야하는 '2번 타자'의 올 시즌 성적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2번이라고 해도 뭐랄 사람이 없다.

누구나 짐작하듯 주인공은 두산의 2루수 오재원이다. 시즌 초반 거의 모든 타자가 '활화산'인 두산 타선에서도 그는 유독 눈에 띈다. '최강 1번' 민병헌과 콤비를 이루며 중심타선 차례가 되기도 전에 상대 마운드를 '폭격'한다.

놀라운 변신이다. 지난해까지 개인 최고 타율 2할8푼2리, 장타율 4할1푼9리에 불과한 선수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그나마 최고 타율도 단 77경기에 출전한 2012년 기록이다. 규정타석 미달이라는 얘기다.

요즘 두산 경기를 지켜본다면 오재원 타석에선 십중팔구 안타가 나온다고 봐도 좋다. 오재원은 5월 들어 출전한 1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쳐냈다. 지난달 29일 잠실 넥센전부터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이다. 이 기간 중 멀티히트 6차례, 3안타 경기도 1번 기록했다. 5월 월간 타율이 무려 4할1푼2리에 달한다. 민병헌과 함께 5월 최고 타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 중이다. 민병헌은 5월 16경기에서 타율 4할2푼9리 5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오재원의 변신 뒤에는 '심플해진 육체와 마인드'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파워히터의 꿈을 키우며 근육을 '벌크업'해봤던 그는 올해 들어 예전의 날씬한 몸매를 되찾았다. 상체를 무리하게 키운다고 홈런이 펑펑 터지는 건 아니라는 점을 뼈저리게 경험했다. "자신에게 적합한 몸을 찾으라"는 팀 동료 김재환의 조언도 큰 역할을 했다. 홈런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정확하게 맞히며 살아나가는 데 중점을 뒀다.

시즌 2홈런을 기록한 그는 지난 18일 잠실 NC전 5회말 2사 1,2루에서 우월 3점홈런을 쳐냈지만 관중의 방해로 2루타가 되는 손해를 봤다. 두산이 0-9로 뒤진 상황이어서 강하게 항의할 만 했지만 비디오판독에도 2루타가 결정되자 그는 순순히 수긍했다. 심판과의 쓸데없는 충돌을 피하기 위한 차원도 있었지만 홈런에 대한 욕심을 버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즌 초반 남 부럽지 않게 잘 나가는 오재원이지만 그는 항상 긴장감을 안고 있다.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그로선 이번 가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이 급선무다. 그는 "매일 매일이 간절하다. 이렇게 긴장감 가진 상태에서 매 경기를 치뤄보는 건 프로 선수가 된 뒤 처음"이라고 했다.

지금 정도 성적이라면 안심이 될만도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경쟁자가 한두명이 아니다. 넥센 김민성 같은 선수도 엄청나지 않나. 지금은 그저 조용히 내 할 일만 묵묵히 할 뿐"이라고 했다.

매사에 조심스러운 그이지만 초반 좋은 성적에 달라진 표정만은 감추지 못한다. 지난해까지 경기를 앞두고는 마치 전사를 연상시켰던 그다. 꽉 다문 입에 잔뜩 힘들어간 눈으로 마치 '너죽고 나살자' 식의 훈련에만 열중했다. 그랬던 그의 얼굴이 어느덧 부드러워지더니 좀처럼 보기 힘든 미소도 가끔씩 엿보인다. 오재원은 "야구하는 재미는 확실히 생긴 것 같다"며 웃었다.

프로야구 연속경기 안타 기록은 지난 2004년 4월21일 수원 현대전에서 박종호(당시 삼성)가 세운 39경기. 아직 박종호의 기록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거침없는 오재원의 방망이는 오늘도 날카롭게 돌아가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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