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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교훈 삼아야 할 '9년 전 SK와 트레이드'


2005년 조원우 트레이드 영입…톱타자 고민 해결 후 '3년 연속 PS'

[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가 백전노장 포수 조인성(39)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내야수 이대수(33), 외야수 김강석(29)을 SK 와이번스에 내주고 조인성을 받아온 2대1 트레이드였다.

이번 트레이드로 한화는 취약 포지션인 포수진을 보강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기존 젊은 포수들이 조인성의 경험을 흡수해 한 단계 성장하는 것 역시 한화 구단이 바라는 바다.

그러나 걱정의 시선도 존재한다. 조인성의 나이 때문. 1975년생인 조인성은 올해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됐다. 은퇴가 멀지 않았다는 뜻. 이에 몇 년 써먹지도 못할 선수를 데려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4월 중순 중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 있던 조인성은 현재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 말이 사실이면 조인성은 곧장 1군에 합류해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당장 정범모, 엄태용 등 1군 포수들 중 누군가는 2군으로 내려갈 수도 있고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한화 구단도 그렇고 김응용 감독도 그렇고 조인성을 영입한 이유는 단지 조인성을 전력에 활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말한다. 조인성의 존재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젊은 포수들이 최대한 조인성의 기량을 빼먹어야 한다. 그것이 감독님이 바라는 바"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조인성이 경기에 나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단순히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서라면 유능한 코치를 영입하면 된다. 그러나 조인성은 선수다. 경기에 나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모습이 후배들에게는 가장 큰 교재가 될 수 있다.

한화는 9년 전에도 SK와 트레이드를 단행해 즉시 전력감 선수를 영입한 적이 있다. 이번 트레이드 전까지 한화와 SK가 선수를 주고받은 유일한 트레이드였다. 2005년 있었던 조원우(SK 코치)와 조영민(SK 스카우트)의 맞트레이드다. 트레이드를 실시한 날짜도 비슷하다. 이번 트레이드가 6월3일 있었고, 9년 전 당시 트레이드는 6월2일 발표됐다. 딱 하루 차이다.

대졸 2년차였던 조영민은 신인이던 2004년 1승5패8세이브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었다. 반면 조원우는 한국 나이 35살로, 당시로는 노장 축에 속했다. 한화가 유망주를 내주고 당장의 성적에 급급해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화의 조원우 영입은 대성공이었다.

조원우는 한화의 고민이던 톱타자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다. 주전 1번타자, 좌익수로 활약한 조원우는 그 해 타율 3할2리 6홈런 42타점 43득점을 기록하며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2001년 이후 7-5-7위에 머물며 침체에 빠져 있던 한화로서는 '4년만'의 가을야구 복귀였다.

이후 한화는 2007년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리그의 강자로 떠올랐다. 조원우가 주전으로 뛰었던 3년 간이다. 조원우는 2006년 2할6푼7리, 2007년 2할6푼6리의 타율로 2005년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제 몫을 해냈다. 베테랑 선수의 트레이드 영입이 팀 성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당시 한화가 3년 간 강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순전히 베테랑들에게서 나왔다는 점이다. 투수 쪽에서는 구대성, 송진우, 정민철 등 팀의 레전드들이 아직 건재할 때였고 문동환도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야수 쪽에서도 김민재, 조원우가 내외야의 핵심 선수였다. 안방은 '한화의 마지막 주전포수' 신경현이 지켰다.

이후 한화는 2008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5-8-8-6-8-9위를 차례로 기록하며 6년 연속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다. 올 시즌도 4일 현재 8위에 머물러 있다. 팀의 중심을 이뤘던 베테랑들의 은퇴 후를 대비하지 못한, 베테랑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것에 대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조인성의 영입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 당장 팀 전력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구단이 바라는 바 또한 그것이다. 그렇지만 조인성을 활용할 수 있는 2~3년 후를 대비하는 일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9년 전 성공적이었던 트레이드는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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