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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해민 '번트의 힘'


번트 2루타 등 번트로만 7안타…'느낌 아니까'

[류한준기자] "그런 장면은 정말 보기 힘든데."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팀 신예 박해민을 볼 때마다 흐뭇하다.

박해민은 지난 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깜짝 놀랄 장면을 연출했다. 번트로 2루타를 만들어낸 것이다.

7회초 공격에서 타석에 나온 박해민은 기습번트 동작을 취했다. 이를 본 한화 3루수 송광민이 수비를 위해 앞쪽으로 달려나왔다. 박해민은 한화 투수 박정진이 던진 공에 번트를 댔는데 절묘하게 송광민 머리 위로 공을 넘겼다. 타구는 좌익수 앞까지 굴러갔고 그 틈을 타 박해민은 2루까지 내달렸다. 이대형(KIA 타이거즈)이 LG 트윈스 시절이던 지난 2011년 처음 기록한 이후 프로 통산 두 번째 나온 번트 2루타다.

류 감독은 "번트가 쉬워 보이긴 하지만 정말 어렵다"며 "홈 경기 때는 타자들이 모두 번트 연습을 따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박)해민이는 팀내에서 가장 발이 빠르다"며 "그런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 번트 센스도 매우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박해민은 1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에서도 번트 안타를 만들었다. 중견수 겸 8번타자로 선발출전한 그는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3루쪽으로 기습번트를 대고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한화전 번트 2루타가 이후 팀이 3점을 추가하는 기폭제가 된 것처럼 이날 넥센전에서도 박해민의 번트안타는 득점으로 연결됐다.

박해민은 후속타자 야미이코 나바로의 적시타에 홈을 밟았고 삼성은 5-3으로 점수를 벌렸다. 이날 경기는 대포를 앞세운 넥센의 추격과 8회 종료 후 쏟아진 비로 강우 콜드게임이 선언, 5-5 무승부로 끝났다. 만약 삼성이 승리를 거뒀다면 박해민의 활약은 더욱 빛났을 게 분명했다. 그는 앞선 타석이던 2회초에는 보내기번트를 성공시켜 선행주자를 모두 진루시켰다.

올 시즌 번트로만 벌써 7안타를 만들어낸 박해민이다. 류 감독은 "번트를 대는 타자 유형은 크게 두 가지"라며 "미리 자세를 잡고 대는 정적인 동작이 하나라면 나머지는 몸이 앞으로 나가는 기습번트와 비슷한 스타일로 구분할 수 있다. 해민이는 후자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류 감독은 "보통 우투좌타를 선택한 선수들은 번트를 시도할 때 조금은 부자연스럽기 마련"이라며 "선수들도 그런 부분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런데 해민이는 예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성에는 정형식, 강명구 등이 대표적인 우투좌타 선수다. 박해민 역시 마찬가지다.

류 감독도 현역 시절 번트를 잘 대는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그는 "정수근, 전준호(NC 다이노스 코치) 등이 번트를 기가 막히게 잘 댔던 선수로 기억한다"며 "현재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선 조동화(SK 와이번스)와 정수빈(두산 베어스)이 번트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류 감독은 자신은 현역 시절 어떤 스타일에 가까웠을까. 그는 "굳이 얘기하자면 해민이와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며 껄껄 웃었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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