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영표' 이영표vs'박펠레' 박지성, 이 맛에 월드컵 본다

[장진리기자] 박지성과 이영표, 두 전설의 축구 영웅이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보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각각 2014 브라질 월드컵 SBS 방송위원과 KBS 해설위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KBS 해설위원이 된 이영표는 날카로운 경기 분석과 놀라울 만큼 정확한 결과 예측 능력으로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믿음을 받고 있다.

작두를 탄 듯한 이영표의 경기 결과 예측은 B조 예선 1차전인 스페인과 네덜란드 전에서 시작됐다. 우승 후보 스페인과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대부분 스페인의 낙승을 예상했지만, 이영표는 "어느 팀이든 전성기 이후에 암흑기가 오게 돼 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스페인이 몰락할 수 있다"고 정반대의 예측을 내놨다.

결과는 놀랍게도 이영표의 예측대로 흘러갔다. 대부분 스페인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네덜란드는 강력 우승 후보 스페인을 5대1이라는 큰 점수차로 격파한 것.

15일 오전 진행된 C조 예선 1차전 코트디부아르 대 일본 전에서도 '갓영표' 이영표의 예측은 정확히 결과와 일치했다. 월드컵 패널 스코어 예상 투표에서 이영표는 "코트디부아르가 2대1로 일본에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혼다 케이스케의 선제골로 일본이 1대0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10분께 이영표는 "코트디부아르가 10분 안에 동점골을 넣으면 이후 추가골을 넣고 이길 수 있다"고 말했고, 곧이어 드록바가 교체 투입되자 "드록바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표의 말처럼 코트디부아르는 드록바 투입과 함께 무섭게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일본의 골문에 2골을 연이어 내리꽂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는 2대 1로 종료됐고, 스코어까지 맞춘 이영표의 예측에 시청자들은 '표스트라다무스', '초롱도사' 라는 애칭으로 이영표의 판세 분석 능력을 극찬하고 있다.

반면 '영원한 캡틴' 박지성은 늘 정반대의 결과를 예측해 '박펠레'라는 웃지 못할 애칭까지 생겼다.

월드컵 개막전을 앞두고 방송된 프리뷰쇼에서 박지성은 우승 후보로 브라질과 스페인을 꼽는 한편, 네덜란드의 조별 예선 탈락을 예상했다.

박지성은 "스페인은 점유율 축구를 한다. 상대 팀이 (스페인의) 공을 뺏기 위해 더 많이 뛰어야 한다. 그러나 브라질은 덥기 때문에 많이 뛰면 체력소모가 더 크다"고 스페인을 우승후보로 점찍었고, 네덜란드에 대해서는 "판 페르시와 아르연 로벤 등 세계 최정상 선수들이 있지만 그 외 선수들은 그 정도 네임 밸류가 없다. 같이 융화돼 시너지 효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다"라며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할 것이다. (조별 예선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나 박지성의 예상과 달리 스페인은 우승 후보라는 명성에 못 미치는 경기 내용을 보였고, 네덜란드는 놀라운 골 결정력으로 박지성의 예측을 뒤집었다.

박지성은 그 외에도 잉글랜드의 조별 예선의 탈락을 예측했다. 또한 MBC 해설위원이 된 안정환과 KBS 해설위원이 된 김남일의 방송 사고 역시 예측해 박지성의 예언이 사실이 될지, 혹은 네덜란드 대 스페인의 경기 결과처럼 정반대의 결과로 '박펠레' 애칭에 힘을 실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