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바닐라 어쿠스틱, 주류와 인디 선긋기는 무의미해졌다(인터뷰)


정규 3집 파트1 'Eudaimonia'로 인기몰이

[이미영기자] 가요계 주류와 인디의 '선긋기'는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인디 음악이 인기 척도의 바로미터가 되는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에 포진하기도 하고, 콜라보도 심심찮게 이뤄지면서 그 경계선이 모호해졌다.

바닐라 어쿠스틱의 이름 앞에도 '인디'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가 애매해졌다. 마니아층을 벗어나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유명한 팀이다.

지난 봄 발표한 '나 혼자'는 오랜 기간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물며 인기를 끌었고, 유니버셜 뮤직 재팬과 함께 일본에서 음원도 발매했다. '무한도전'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종종 BGM으로 바닐라 어쿠스틱의 노래를 들을 수 있고, 최근에는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의 OST에 참여하기도 했다.

달달한 노랫말과 말랑말랑한 감성, 예쁜 목소리로 사랑받고 있는 바닐라 어쿠스틱이 정규3집 파트1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를 발매하고 컴백했다.

◆"인기 실감? 반지하에서 지상 2층 정도로 올라왔죠"

바닐라 어쿠스틱은 바닐라맨과 성아, 타린 등 3인으로 구성된 팀이다. 홍대앞에서는 꽤 역사가 깊다. 바닐라맨과 성아는 2008년부터 함께 해온 원년 멤버이며, 타린은 2011년 5월 팀에 합류했다. 팀의 든든한 기둥이자 음악의 원천 바닐라맨과 예쁜 음색의 성아, 건반과 기타 등 악기에 능통한 막내 타린, 잘 짜여진 팀이다.

'반지하 로맨스', '러브 이즈 오버(Love is Over)', '뷰티풀 데이(Beautiful Day)', '사랑이 올까요' '나혼자' 등 히트곡으로 인지도를 쌓았고,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새 앨범 'Eudaimonia'는 발매 당일 차트 진입부터 실시간 차트 1위를 했으며 벅스와 네이버뮤직 등 일부 음원차트에서는 전곡 줄 세우기를 해 대세밴드임을 입증했다.

바닐라 어쿠스틱은 높아진 인지도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음악의 인기 자체는 반지하 상태에서 지상 2층 정도로 올라왔는데, 아직 인지도나 거리에서 얼굴을 알아봐주는 사람은 없다"고 웃었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고 인지도도 올라가고 잇는 추세다보니 걱정이 되죠. '계속 올라가야 할텐데' 불안한 마음도 들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예전에는 앨범이 안 됐을 때 상처 받을까봐 마음을 놓기도 하고, 태평했던 것 같아요."(성아)

"'나 요즘'이 오랫동안 차트에서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앨범도 부담도 되고 기대되요. 그래도 열심히 곡을 썼기 때문에 자신이 있어요. 감히 최선을 다했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바닐라맨)

데뷔 7년차, 이제는 바닐라 어쿠스틱만의 색깔이 생겼다. 그래서일까. 여유도 생겼고,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는 음악에 대한 고민과 동시에 바닐라 어쿠스틱의 음악 틀 안에서 다양한 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성아의 목소리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음색이 좋고 가슴을 감싸줄 수 있는 보이스를 갖고 있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다보니 생각도 깊어지고 표현력도 좋아지는 것 같고, 음악을 하다보니 약아지는 부분도 분명 있어요. 어느 순간 영감을 받는 날도 있죠. 그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는 '짬'이 생긴 것 같아요."(바닐라맨)

◆"누군가에게 위로되는 음악, 행복합니다"

바닐라 어쿠스틱의 3집 파트1 앨범 타이틀명은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 이들이 음악을 하는 이유가 함축적으로 담겨져 있다.

"'에우다이모니아는 책을 읽다가 발견한 단어인데, 철학-심리학에서 '행복'이라는 뜻으로 쓰여요. 행복한 삶은 상태가 아니라 행하는 데 있다는 뜻인데 그 의미가 좋더라고요. 우리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으면 좋겠고, 우리가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마음을 담았죠."

이번 앨범 'Eudaimonia'는 음악적으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앨범으로 팝, 재즈, 발라드, 러브송 등 다양한 곡들이 있어 바닐라 어쿠스틱의 음악적 역량을 넓은 스펙트럼으로 보여 주고 있다. 물론 말랑말랑하고 달달한 음악, 부드러운 멜로디, 공감가는 가사 등 바닐라 어쿠스틱표 음악의 틀을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타이틀곡 '한 번쯤 니가 먼저'는 '썸을 타는' 이성이 한 번쯤 네가 먼저 연락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담았다. 'Rain is Falling'은 헤어진 연인을 향수하는 마음이 담겼다. 사랑은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큰 메시지다.

"1번 트랙부터 모두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정치, 사회, 경제에 대해 깊은 생각이나 메시지를 던질 수 있지만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잘 만나고 잘 헤어지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죠."

사랑을 노래하는 멤버들이지만 정작 심심한 연애사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바닐라 맨은 "상상 연애를 생각하며 작사를 한다. 사랑과 외로움에 꽂혀있다보니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성아도 "더 많이 외로워지고 있다"며 "나이도 있고 더 신중해지는 것 같다. 머리로는 연애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실천이 잘 안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고 웃었고, 막내 타린도 "좋은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웃었다.

바닐라 어쿠스틱은 홍대에서 주로 공연을 하는 인디 밴드지만, 주류와 비주류의 선을 파괴하고 있는 팀이다. 멤버들도 인디라는 틀 안에 갇히고 싶지는 않다고.

"애초 팀을 만들 때부터 국한되지 않고 음악을 하고 싶어서 했는데 어느 순간 인디밴드로 불렸고, 열심히 활동을 했더니 어느 순간에는 혼성 3인조로 불러요. 활동하는 방식은 인디밴드에 가깝죠. 공연도 하고 다양한 활동 루트를 찾으려고 하고 있어요. 지금은 저희 음악을 더 많이 들려줄 수 있는 팀 여건이 갖춰진 것 같아요."

바닐라 어쿠스틱은 소비되는 음악이 아닌, 좋은 선물 같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 되길 꿈꾼다. 인디밴드에서는 드물게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선방하는 팀이지만 "차트보다는 오래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팬들 중에는 저희의 음악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는 표현을 해줄 때가 있어요. 우리 음악으로 누군가를 위로해 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바닐라 어쿠스틱은 오는 28일 NH아트홀에서 열리는 3집 Part.1 'Eudaimonia' 발매 기념 단독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노래로 위로 받고 싶다면, 혹은 달달한 감성이 필요하다면 이들의 공연장을 방문해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바닐라 어쿠스틱, 주류와 인디 선긋기는 무의미해졌다(인터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