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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in(人) 브라질]⑩브라질은 겨울도 뜨거울 줄 알았습니다


생각보다 낮은 기온, 대표팀은 전기장판으로 버티는 중

[이성필기자] 북반구에 위치한 나라들이 무더운 여름일 때 남반구 나라들이 겨울철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호주 등 남반구 나라들이 뜨거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이색 풍경을 연출하기도 하고요.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브라질도 지금 겨울입니다. 그러나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면적의 국가답게 날씨도 지역별로 다양합니다. 이탈리아-잉글랜드전이 열렸던 마나우스는 적도에 가까우니 32도가 넘는 찜통 더위가 당연하겠지요. 때문에 이탈리아는 이색적인 사우나에서 버티기 훈련으로 고온다습한 마나우스 적응에 집중했고 잉글랜드는 훈련복을 두세 겹 껴입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고온과 습도에 초점을 맞춘 훈련을 했던 이탈리아의 2-1 승리였고요.

브라질은 최근 날씨가 도시마다 약간씩 이상합니다. 6월에 비가 잘 오지 않는다는 리우 데 자네이루에는 어제 폭우가 쏟아져 산간 도로가 유실됐다고 합니다. 나타우나 헤시피는 사흘에 한 번 비가 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는 어떨까요. 전지훈련지였던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부터 날씨가 계속 화두였습니다. 날씨가 축구하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주 큰 관계가 있습니다. 볼의 궤적이나 선수들의 움직임이 온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이미 연구 결과를 통해 알려진 것들이기도 하고요.

고온과 습한 날씨에 초점을 맞춰 적응 훈련을 했던 홍명보호는 1차전 러시아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경기 당일 습도가 상당히 높았는데 마이애미 훈련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1차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선수들이 다들 100% 이상의 힘을 쏟아서 일부는 근육 경련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어쨌든 절반 이상은 성공했습니다.

1차전 개최도시 쿠이아바를 뒤로하고 홍명보호는 지난 18일 베이스캠프인 포스 두 이구아수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구아수는 쿠이아바로 떠날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흐리고 20도 전후의 저온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행이라면 폭우가 내리지 않고 쌀쌀한 바람만 적당히 불고 있다는 것입니다.

브라질에 오기 전 쿠이아바를 제외한 대표팀 베이스캠프 이구아수나 2, 3차전이 열리는 포르투 알레그레, 상파울루가 낮은 기온이기 때문에 얇은 점퍼나 긴 옷 몇 벌 정도는 챙겨가야 한다는 말을 들어 챙기기는 했습니다. 그래놓고 얼마나 쌀쌀하겠느냐며 훈련장에 긴팔 티셔츠 정도만 입고 나갔습니다. 평소 추위나 더위에 둔감한 편이라 긴팔 티셔츠만으로도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이지요.

아뿔싸, 제대로 당했습니다. 대표팀이 훈련을 하는 현지시각 오후 4시부터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집니다. 20일 훈련에 나가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기온을 확인하니 16도입니다. 주변의 취재진은 모두 바람막이 점퍼 등을 입고 있더군요. 혼자 뭐하나 싶었습니다. 이구아수 복귀 첫 날 반팔을 입고 훈련장에 나왔던 일부 취재진은 한 번 혼이 난 후 모두 점퍼나 자켓을 챙겨 입었는데 혼자 긴팔 티셔츠만 입고 나선 겁니다.

이구아수는 이구아수 폭포와 파라나강으로 인해 도시 전체에 찬기운이 서려 있습니다. 추울 때 제대로 춥다는 이야기입니다. 산이 없으니 강바람이 제대로 불어옵니다. 그래서 대표팀도 훈련이 끝나고 나면 땀이 식어 한기가 오기 전에 취재진과 재빨리 인터뷰를 하고 숙소로 가서 샤워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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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가 알제리와 2차전을 벌일 포르투 알레그레는 20일 기온이 최저 영상 2도 최고 13도로 예보되어 있습니다. 우리로 치면 늦가을 날씨입니다. 이구아수도 늦은 밤에는 10도 전후로 기온이 떨어집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 뭔가 걸치지 않으면 안됩니다.

홍명보호를 생각하면 이구아수 날씨는 미리 체험해보는 포르투 알레그레입니다. 베이스캠프를 잘 고른 것이지요. 딱 6월만 추워 난방기가 갖춰지지 않은 숙소에서 선수들은 전기장판으로 버티고 있지만 괜찮다고 합니다. 수비수 이용은 "축구하기에 좋은 날씨인 것 같다. 쿠이아바에서 고습도를 겪고 와서 그런가 할 만하다"고 했습니다.

기분좋은 날씨가 계속 따라 다녀서 원하는 성적이 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기장판 없는 기자야 옷 한 벌 더 껴입고 자면 되니까요. 만만히 봤던 브라질의 겨울, 분명 춥습니다.

<⑪편에 계속…>

조이뉴스24 포스 두 이구아수(브라질)=이성필기자 elephant14@inews24.com 사진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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