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이만하면 리즈를 그리워하지 않아도 될 만하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코리 리오단이 리즈의 공백을 메우며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오단은 27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안타 4개만을 내주며 완봉승을 따냈다. 올 시즌 LG의 첫 완봉승. LG는 NC를 4-0으로 꺾고 3연전 싹쓸이 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거의 1년만에 나온 LG의 완봉승이다. 리오단 이전 LG의 마지막 완봉승은 지난해 6월15일 넥센전에서 리즈가 9이닝 5피안타 5사사구 무실점으로 기록한 것이었다. 당시 LG는 9-0으로 승리했다. 완봉에 있어 리즈와 리오단이 바통터치를 한 셈이다.
지난해 LG의 에이스는 리즈였다. 리즈는 202.2이닝을 소화하며 10승(13패)을 올렸다. 올 시즌 구상에도 리즈는 빼놓을 수 없는 전력이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불의의 무릎 부상을 당하더니 돌연 메이저리그의 토론토와 계약을 하며 LG를 떠났다.
리즈의 공백은 컸다. LG는 리즈 없이 리오단 한 명으로 시즌 초반을 치러나갔다. 티포드가 4월 중순이 돼 합류했지만, 리오단과 티포드 모두 압도적인 구위로 에이스 역할을 해내지는 못했다. 설상가상 토종 선발 류제국과 우규민도 지난해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발진이 어려움을 겪자 LG는 하위권으로 추락할 수 밖에 없었다.
전환점이 된 것은 양상문 감독의 취임이었다. 양 감독은 리오단에게 몇 가지 조언을 했고, 리오단도 이를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이후 리오단의 성적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이제는 LG의 에이스라고 해도 손색없는 성적이다.
공교롭게 양 감독 부임 이후 리오단은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벌이고 있다. 6월 4경기 성적은 2승1패 평균자책점 1.88이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한국 무대 데뷔 첫 완봉승이라는 소중한 경험까지 했다.
리오단이 리즈와 바통터치를 한 것은 완봉승 기록 뿐만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리즈가 맡았던 선발 마운드의 중심축 역할까지 리오단이 넘겨받아도 크게 무리는 없다.
리즈가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피칭을 했다면 리오단은 다양한 구종과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최고 구속은 140㎞ 후반대에 그치지만 커터와 투심 등 변종 패스트볼로 범타 유도 비율이 높다.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공략이 쉽지 않다.
리즈의 이탈 후 LG의 고민이었던 외국인 에이스의 부재. 이제 리오단이 그 고민을 지워내고 있다. 리오단이 리즈 다음 완봉승의 주인공이 된 것은 본격적인 에이스의 교체를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