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이태양…'꼴찌' 한화, '선두' 삼성 잡았다

[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 이태양의 눈부신 호투가 순위표 상의 하극상을 이끌어냈다.

'꼴찌' 한화가 '선두' 삼성 라이온즈를 잡았다. 한화는 27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의 시즌 9차전 경기에서 6-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2연패에서 벗어났고, 삼성은 3연패의 늪에 빠졌다.

팀 순위만 놓고 보면 한화의 승리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은 2위 NC에 4경기 차 앞선 채 선두를 독주하고 있었고, 한화는 8위 LG에도 2.5경기 차 뒤진 최하위에 처져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와 삼성 모두 2연패 중이었지만 연패에 익숙한 쪽도 한화였다. 한화로서는 선발 매치업에서의 우위에 기대를 걸어볼 수밖에 없었다. 한화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태양, 삼성은 장원삼의 부상으로 인한 임시 선발인 백정현이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태양은 자신에게 희망을 걸었던 이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름만큼이나 눈부시고 뜨거운 투구로 삼성 타선을 봉쇄해나갔다. 한화 타선도 1회초 김태균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리며 이태양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2회를 실점없이 넘긴 이태양은 3회말 역전을 허용했다. 김상수의 안타, 나바로의 볼넷으로 자초한 2사 1,2루 위기에서 채태인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은 후 폭투로 또 점수를 내줬다.

그러나 한화 타선은 4회초 다시 점수를 뽑아내며 곧바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1사 후 피에가 볼넷으로 출루한 것이 시작이었다. 정현석과 송광민의 연속안타로 2-2 동점을 만든 한화는 조정원의 적시타로 3-2로 다시 리드를 잡은 뒤 정범모의 희생플라이, 이용규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해 5-2로 앞서나갔다.

한화는 5회초에도 김태균의 솔로포로 추가점을 올리며 6-2로 달아났다. 김태균의 시즌 10호 홈런. 이 홈런으로 김태균은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역대 8번째이자 한화 소속 선수로는 처음 나온 기록이다.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이태양은 전광판에 0을 새겨나갔다. 4회말부터 8회말까지 5회 나바로에게 2루타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8회말을 마친 후 이태양의 투구수는 117개. 그러나 이태양은 데뷔 첫 완투승을 노리며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아쉽게 이태양은 완투에는 실패했다. 9회 첫 상대 최형우와 8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솔로포를 허용한 것. 6-3으로 쫓기고 투구수가 많아지자 한화는 투수를 안영명으로 교체했고, 안영명이 이승엽에게 또 하나 솔로 홈런을 내준 끝에 6-4 승리로 경기를 마쳤다.

이태양이 승리투수가 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날 8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이태양은 시즌 3승(3패) 째를 챙겼다. 특히 아시안게임 대표팀 사령탑인 삼성 류중일 감독 앞에서 무력시위를 펼치며 대표팀 발탁 가능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