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유일자'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경기 지배력은 역시 대단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핵 메시는 6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데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8강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1-0 승리에 공헌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주요 대회 우승컵을 쓸어모았던 메시에게 브라질 월드컵은 자신의 경력에 정점을 찍을 수 있는 최고의 무대다. 아르헨티나를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4강에 올려놓으며 개인 경력에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를 남겼다.
이날 메시는 골이 없었지만 경기 조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어떻게든 메시를 막는 방법을 찾겠다던 벨기에 마르크 빌모츠 감독과 얀 베르퉁헨의 다짐을 우습게 만들었다.
메시는 곤살로 이과인 아래 처진 공격수로 출발을 했지만 위치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움직였다. 16강까지 아르헨티나는 메시의 원맨팀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바뀔 것이라곤 없었다. 오히려 메시가 있기에 이과인이나 좌우의 앙헬 디 마리아와 에세키엘 라베찌의 활동폭이 넓어졌다.
메시를 막아야 하는 벨기에는 두세 명의 수비가 붙어 철저하게 패스가 나가는 것을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메시의 스피드까지 막아내지는 못했다. 메시는 스스로 공격 속도를 조절하며 주변 동료의 움직임을 살피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전반 8분 터진 이과인의 선제 결승골도 출발점은 메시였다. 중원에서 벨기에의 역습을 끊은 뒤 드리블을 하다 디 마리아에게 정확히 패스를 연결했다. 디 마리아의 패스가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이과인에게 연결됐고 그대로 슛해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볼을 잘라내 주위 상황을 살피며 패스를 찔러넣은 메시의 공이 큰 작품이었다.
메시는 무리하지 않으면서 벨기에의 틈을 노렸다. 벨기에 수비라인이 느리다는 점을 간파하고 볼을 잡은 뒤 순식간에 아크 부근까지 파고들어 파울을 얻어내며 프리킥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벨기에의 압박을 센스있는 움직임으로 이겨내는 능력은 그가 왜 세계 정상에 있는지를 보여줬다. 볼과 공간을 동시에 보는 능력도 대단했다. 28분 디 마리아를 향한 전진 패스는 날카로움 그 자체였다.
후반 메시는 한 골의 리드를 지키기 위해 수비에도 많은 신경을 쓰면서 자신에게 오는 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책임졌다. 무리한 공격 가담 대신 전방에서 벨기에 수비가 전진하지 못하도록 부담을 가중시켰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와 일대일 기회를 잡아 마무리 골도 기대했으나 아쉽게 선방에 막혔다. 그래도 언제든지 득점할 수 있다는 점은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아르헨티나의 1-0 승리와 함께 메시는 이과인 등 동료 공격수를 살려내는 효과까지 만들었다. 이과인은 이전 경기까지 1도움에 그쳤다. 하지만, 메시가 만들어낸 공간으로 파고들어 효과적인 공격을 펼치며 골맛을 봤다. 메시의 존재로 계속 웃음을 잃지 않는 아르헨티나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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