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오늘 하나 치면 좋겠지만, 못 쳐도 내일 치면 된다."
LG 트윈스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32)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방출된 조쉬벨 대신 LG가 영입한 스나이더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돼 첫 선을 보였다. 선발 엔트리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5회말 1사 2, 3루 찬스 때 대타로 등장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고, 7회말에는 삼진으로 물러나는 것으로 신고식을 했다.
경기 전 덕아웃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스나이더는 인터뷰를 통해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드러냈다. 웃는 얼굴로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한 스나이더에게 새로운 환경과 팀에 대한 긴장보다는 설레는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스나이더는 첫 소감으로 "LG에 입단하게 돼 기분이 굉장히 좋고 팀이 이기는 데 계속 기여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첫 소감부터 개인보다는 팀을 언급한 스나이더다.
한국 무대 빠른 적응을 위해 노력한 흔적도 엿보였다. 새로운 나라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말을 배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스나이더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예 아니오', '이거 얼마에요' 등의 한국어를 다소 어설프지만 알아듣기에는 문제 없는 발음으로 구사했다.
스나이더는 스스로의 장점을 '장타력'으로 꼽으며 "여기서 홈런, 타점을 많이 올리며 팀이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게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LG가 스나이더에게 기대하는 부분과, 스나이더 스스로 생각하는 목표가 일치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 양상문 감독은 스나이더를 찬스 때 대타로 내보낸다는 뜻을 전했다. 새로운 무대에서의 첫 타석으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역할. 그러나 스나이더는 "부담보다는 설렌다"며 "안타 하나를 치고 싶지만, 오늘 못치더라도 내일 치면 된다"고 긍정적인 성격을 과시했다. 결국 그의 말대로 국내 데뷔전에서는 두 차례 타석에 나서 안타를 못 쳤으니 안타 신고는 다음 경기를 기약하게 됐다.
스나이더는 "시차적응이 조금씩 되고 있고 컨디션도 100%에 가까워지고 있는 느낌"이라며 몸 상태에 자신감을 드러낸 뒤 "어떤 리그건 부담이 있지만 새로운 경험을 위해 LG에 오게 됐다. 그동안 아시아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 LG는 나에게 안성맞춤(perfect fit)"이라고 말했다.
LG 코칭스태프에서 스나이더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양상문 감독은 "텍사스에서 함께 뛰었던 추신수가 말하기를 인성이 좋고 능력이 뛰어난 선수라더라"며 기량은 물론 기량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기대를 나타냈다. 김무관 타격 코치도 "백스윙이 짧은 간결한 스윙을 한다"며 "지켜봐야겠지만 타격 매커니즘이 괜찮은 편"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최근 LG는 시즌 팀 최다인 6연승을 달리는 등 상승 국면을 맞고 있다. 그러나 탄탄한 마운드에 비해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편. 확실한 반등을 위해서는 득점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스나이더는 그런 고민을 씻어줄 LG의 승부수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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