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신인 가수 지헤라(Z.HERA)는 당찬 19살 소녀. 그러나 흔히 생각하는 '여고생 가수'와는 거리가 있다. 상큼발랄함 외모와 풋풋함, 사랑스러운 미소 등 '이미지 메이킹'으로 완성된 가수는 아니다. 노래면 노래, 퍼포먼스면 퍼포먼스를 척척 해내며 차별화를 선언했다. '제2의 보아'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지난해 '공작새'로 데뷔한 지헤라가 9일 정오 두번째 앨범 '섬'으로 가요계에 컴백했다.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레임으로 가득찬 지헤라를 만났다.
◆"소림사 무술소녀에서 가수가 되기까지
지헤라는 가수 데뷔 전 '소림사 무술소녀'로 얼굴을 먼저 알린 적 있다. 초등학교 시절 KBS에서 방송된 '인간극장-무림남매' 편에서 오빠와 함께 중국 허난성 소림사에서 무술유학을 하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무술소녀 지헤라는 팝핍현준과의 만남으로 가수라는 새로운 꿈을 가슴에 품게 됐다.
"중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 후 팝핀현준 선생님께 춤을 배웠어요. 그리고 지금의 소속사(아티산 뮤직)에 발탁, 가수 준비를 했죠. 그 이후로는 쭉 가수가 되기 위해 한길만 달려왔어요. 꿈에 맞춰서 인생을 걸어왔죠."
무술과 가수. 전혀 다른 지점의 꿈 같지만, 오히려 지헤라에 좋은 자양분이 됐다. 중국 유학 덕분에 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해 중국 현지 활동에 크게 도움이 됐고, 무술로 익힌 신체의 유연함은 댄스 퍼포먼스에 유용했다. 퍼포먼스에 직접 의견을 내놓을 정도로, 춤에 일가견이 있을 정도. 마인드도 남다르다. 어린 시절 중국 유학 시절로 인해 철이 일찍 덕 든분일까. 소속사 관계자는 "불평, 불만 없이 연습한다. 또래들과 달리 독립적인 마인드가 있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중국 생활도 힘들었지만, 지금도 그 배로 힘든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런 일이 많지 않을까요. 가수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마음의 준비는 했죠. 지금 당장 흥행에 성공하지 않더라도 괜찮아요. 멀리 내다보고 있어요."
◆"뮤비 美 LA서 촬영…해외 뮤지션들과 콜라보 약속"
지헤라의 신곡 '섬(D island)'은 여자 솔로 댄스 가수로는 흔치 않은 포크송 장르. 섬을 사랑하는 소녀가 섬을 잃어버림으로 느끼는 외로운 감정이 표현됐다.
눈여겨 볼만한 지점이 많다. 포크송 장르에 안무를 녹여냈다는 것도 그렇고, 할리우드 스태프들이 참여한 뮤직비디오는 실험적이다. LA 해변과 독도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는 한복을 입은 흑인여성, 사무라이 투구를 착용한 외국남성 등이 등장하는 등 파격적이고 다소 난해하다.
" 한국계미국인인 유진리 감독님을 비롯해 할리우드 스태프들이 참여했어요. 외국인들 입장에서 한국의 '섬'에 대해 느끼는 것들을 표현하고 싶어서 전적으로 맡겼죠. 독도를 배경으로 한 것에 대해서도 많이 궁금해 하시는데 독도에 비중을 뒀다기보다 한국의 섬에 비중을 둔 거예요.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독도에 처음 갔는데 정말 아름다운 섬이라고 느꼈어요. 정말 뺏길 수 없는 섬이라고 생각했죠."
미국 LA로 해외 로케이션을 떠난 것도 소중한 경험이 됐다. 뮤직비디오에 내레이터로 출연한 유명한 미국 힙합그룹 New Boyz의 벤 제이(Ben J) 등을 비롯해 해외 뮤지션들과 교류하며 인맥을 쌓았다. 미국 진출을 꿈꾸는 지헤라였기에 이들과의 만남은 더 특별했다
"벤제이(Ben J)·영(Yung)·미쿠(Meaku) 등을 만났어요. 오빠들은 케이팝에 관심이 많고 또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어해서 연결고리가 닿았죠. 앞으로 함께 콜라보도 해보자고 약속했죠."
◆"걸그룹과 경쟁? 혼자라서 행복해"
가요계는 아이돌 전성시대다. 7월에는 f(x)와 씨스타, 걸스데이 등 걸그룹 대전이 예고됐다. 솔로 여가수로 홀로 활동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터. 지헤라는 그러나 "솔로라서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솔로라서 좋은 점이 훨씬 많아요. 질투하고 경쟁할 자신이 없어요. 누군가를 견제해야 하는 일이 피곤할 것 같아요. 물론 방송국에서 외로울 때도 있지만 잘 되면 혼자가 더 좋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이번에 걸그룹들이 많이 나오지만 걱정하진 않아요. 그런다고 상황이 달라지지 않으니까요. 무대 퍼포먼스를 제대로 만들고 더 열심히 활동하려고 해요."
지헤라는 제2의 보아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사실 보아는 지헤라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롤모델이 보아 선생님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보아 선배님의 동영상을 보면서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보니 창법 등을 보아 선배님께 영향을 받기도 한 것 같아요. 수식어는 너무 감사하지만 저만의 스타일을 찾으려고 해요."
인터뷰 내내 거침 없던 지헤라는 보아 이야기에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미용실에서 마주친 적이 있는데 평소에 너무 우상이었기 때문에 말이 나오지 않더라"라며 "다음에 만날 기회가 있으면 앨범을 드리고 싶다. 무대에서 한 번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고3인 지헤라는 일찌감치 입시는 포기했다. "성적으로 대학을 가기도 힘들지만 대학교를 가도 출석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다"고 그 이유를 밝힌 지헤라는 "가수로 성공하고 싶다는 확고한 생각이 있다. 앨범 이외의 것에 관심을 분산 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똑부러지는' 여고생 가수 지헤라, 신곡 '섬'으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릴 준비를 마쳤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