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창과 창의 부딪힘은 골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냉정한 승부차기로 운명이 결정됐다.
아르헨티나가 10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네 데 코린치안스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네덜란드와의 4강전에서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으로 이겨 결승전에 진출했다. 아르헨티나는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결승에 올라 독일을 상대로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 네덜란드의 첫 우승 도전은 이번에는 4강에서 좌절되고 말았다.
전날 브라질-독일의 4강전이 독일의 일방적인 공세로 7-1 대승으로 끝난 것과는 다른 흐름으로 이날 경기가 진행됐다. 한 골 승부였던 것이다. 8강전에서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치르고 온 네덜란드가 뒤로 물러서고 아르헨티나도 조심스럽게 경기 운영을 하면서 골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먼저 공격의 신호탄을 쏜 쪽은 네덜란드였다. 전반 12분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의 슈팅으로 아르헨티나 수비를 흔들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서 있기만 해도 위력적인 리오넬 메시의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프리킥을 얻어내는 등 세트피스에 공을 들였다.
양 팀은 역습 위주의 경기를 했지만 두 팀 다 수비진이 워낙 탄탄해 쉽지 않았다. 똑같이 플랫3에 기반을 둔 안정지향의 경기를 구사하니 골이 터지기 어려웠고 그대로 전반이 종료됐다.
비가 내리면서 볼 컨트롤이 쉽지 않았던 후반, 네덜란드가 마르틴스 인디를 빼고 잔마트를 투입시키며 수비를 강화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니헬 데 용이 메시의 발을 묶으면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은 맥이 끊겼다. 네덜란드도 좌우 측면 돌파를 이용한 공격을 시도했지만 가르지르기 패스가 아르헨티나 수비의 방어에 차단됐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고민하던 아르헨티나 알레한드로 사베야 감독이 칼을 꺼냈다. 37분 곤살로 이과인을 빼고 세르히오 아게로를 투입시키며 반전을 꾀했다. 38분 로호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기는 했지만 네덜란드 수비진을 끌어내는 효과를 얻었다.
네덜란드가 할 수 있는 것은 속도전이었다. 아르연 로번의 스피드에 의한 돌파를 이용하는 그들만의 방식이었다. 44분 로번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페널티지역 안에서 하비에르 마르체라노의 몸을 던지는 수비로 결정적 슈팅이 막혔고,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들어갔다.
연장 전반 시작 후 네덜란드는 로빈 판 페르시를 빼고 클라스 얀 훈텔라르를 투입했다. 전방에서의 마무리 솜씨를 믿은 것이다. 양 팀은 간헐적인 공격을 주고 받았지만 워낙 수비를 잘해 골은 쉽게 나지 않았고 연장 후반으로 이어졌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에게 다시 한 번 공격 조율을 맡겼다. 메시는 패스로 동료를 이용했고 11분 예리한 가로지르기를 문전으로 올렸다. 하지만, 노마크 찬스에서 막시 로드리게스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결국, 득점 없이 끝나 승부차기로 결승행 주인공을 가려야 했다. 선축으로 나선 네덜란드의 첫 번째 키커 블라르가 슛한 것이 골키퍼 선방에 걸리고 아르헨티나의 메시가 성공하면서 처음부터 희비가 갈렸다. 네덜란드 세 번째 키커 스네이더르의 킥 역시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아르헨티나가 3-1로 절대 유리해졌다. 이어 아르헨티나 네 번째 키커 로드리게스의 슛이 골망을 가르며 승리의 여신은 아르헨티나에 미소를 지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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