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유럽에 한 번은 나가고 싶다"
한국 핸드볼은 유럽이 중심인 세계 판도를 흔드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과거 독일 분데스리가를 호령했던 윤경신 현 두산 감독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 각국이 핸드볼에 투자를 하면서 격차는 많이 줄었다. 세계 대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많아져야 하지만 국내 규정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때문에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해외로 나가지 못해 안타까움을 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여자 주니어대표팀(20세 이하)대표팀이 큰 성과를 냈다. 대표팀은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제19회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애서 우승을 차지했다. 러시아를 34-27로 여유있게 물리치며 국제 핸드볼계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비유럽권팀 최초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효진(20, 경남개발공사)은 2회 연속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64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고 베스트7 센터백으로 선정됐다. 김온아(인천시체육회)의 뒤를 이어 대표팀 센터백 역할을 물러받을 강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대표팀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효진은 취재진과 만나서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많은 카메라와 취재진은 처음이다. 우승해도 느낌이 없었는데 이제야 실감이 난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일부 선수들이 빠져 1.5군급으로 나섰다. 선수들도 우승보다는 4강에만 가자며 안전한 목표를 잡았다. 그런데 대회를 치르면서 달라졌다. 특히 조별리그 2차전에서 체코에 패한 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효진은 "체코에 어영부영 진 뒤 서로 한마음이 됐다. 그 이후 열심히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유럽을 상대로 선전을 했다는 것은 큰 소득이다. 성인대표팀도 늘 유럽에 고전해 애를 먹었다. 이효진은 한국과의 차이에 대해 "관중부터 달랐다. 신체 조건의 차이로 유럽 선수들에게 힘에서 밀려 힘들었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유럽을 넘어보니 핸드볼이 활성화 된 유럽 무대에서 뛰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이효진은 "유럽에 한 번은 나가고 싶다. 우리 선수들도 유럽에서 통할 것 같다. 기회가 적어서 그렇지 자신감은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선수들에게 최신형 휴대폰과 노트북을 선물했다. 또 개인당 상금 1천만원을 포상하는 등 당근책을 제대로 활용했다. 이효진은 "상금을 잘 쓰겠다. 1천만원이 부족할 수 있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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