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왜 '꽃보다 아저씨'가 아닌 '꽃보다 청춘'이었을까. 고개를 갸웃할 수 있지만 맨몸으로 배낭 여행을 떠난 이들은 분명 '청춘'들이었다. 여행에서 만난 불혹기의 40대 '청춘'들은 유쾌했고 뜨거웠다.
지난 1일 유희열과 이적, 윤상이 함께 한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이 시작됐다. '꽃보다 청춘'은 나영석 PD의 '꽃보다' 시리즈의 완결판. 배낭여행이라는 콘텐츠는 같았지만 내용물은 전혀 달랐다. 역대 최고 수준의 '하드코어 배낭여행'이었다.
시작부터 나영석 PD는 세 사람을 혼돈에 빠뜨렸다. 세 사람은 여행 상대가 누군지 모른채 사전 모임을 가졌다. 비로소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20년 지기 친구들은 식상함을 감추질 못했다.
첫 미팅에서 식사를 하던 세 사람에게 나영석 피디는 페루 여행지를 밝히며 전자 비행기 티켓을 전달했다. 무심코 받은 전자티켓의 날짜를 본 유희열은 "오늘이 며칠이지? 25일. 오늘이잖아!"라며 패닉에 빠졌다. 비행기를 놓칠세라 세 사람은 밥 숟가락을 던져 놓고 공항행 봉고차에 급하게 몸을 실었다.
여행을 충분히 계획할 시간도 없이, 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상태. 멤버들은 급하게 평소 먹는 약만 챙겼다. 속옷도 사치라고 했을 정도로 준비물은 가벼웠다. 진짜 배낭만 맨 채 공항으로 갔고, 페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무려 30시간이 넘는 비행. 유희열은 형과 동생이 자는 사이 비행기 안에서 여행 지도를 살폈고, 공부했다. 의외로 꼼꼼하고 든든한 모습. 이적은 그를 '여행의 실질적 리더'로 꼽으며 의지했다.
유희열은 "페루에 도착해서 뒤를 보니 윤상과 이적이 있더라. 나의 젊음을 같이한 사람과 여행을 하게 된다는 생각에 갑자기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라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 유희열의 기대와는 달리, 페루에서의 첫날은 녹록지 않았다. 택시 기사에게 눈 뜨고 잔돈을 떼이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7천원짜리 10인실 도미토리는 이중 철창으로 되어 있어 페루의 안전을 의심케 했다. 40대 꽃청춘은 열악하디 열악한 환경과 음산한 리마 분위기 속에 첫날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밤과는 사뭇 다른 활기찬 현지 분위기에 여행에 대한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유희열이 몰래 빼돌린 신용카드가 VJ에게 발각되며 첫 번째 위기를 맞았다. '꽃보다' 시리즈의 전매특허 짐꾼 이서진의 교묘한 용돈 불리기를 보고 큰 감명을 받은 유희열은 어설프게 따라 하다 발각되고 만 것.
첫날부터 유희열은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페루 첫날 늦은 밤 도착에 대비해, 인천에서 출발 직전까지 숙소를 극적으로 예약하며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였다. 또, 모두가 잠든 시간에도 혼자 페루 공부를 하며 여행을 준비했다. 이적은 일일 용돈 5천817솔의 총무로서 맹활약을 펼쳤다.
반면 윤상은 첫날부터 예민한 '윤소녀'의 면모를 드러냈다. 윤상의 변비는 화장실(private bathroom)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고, 세 사람은 여행 둘째 날 반나절 이상을 화장실이 달린 방을 찾아 헤맸다. 몇 번의 '똥개훈련'을 마치고 어렵사리 잡은 숙소에서 윤상과 이적은 첫 갈등을 겪게 된다. 이적에게 무심코 건넨 윤상의 말 한마디가 뒤에서 형들을 배려했던 이적의 마음을 상하게 했던 것.
2화 예고편에서 윤상과 이야기하던 이적이 어린아이처럼 엉엉 우는 모습이 방송되며, 이들의 숨겨진 스토리에 더욱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날 '꽃보다 청춘'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꽃청춘' 1화는 케이블TV, IPTV, 위성을 포함한 유료플랫폼 시청률(닐슨 코리아 기준)에서 평균 4.6%, 최고 6.1%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연령별 시청률에서 남녀 10대부터 4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꽃보다' 시리즈의 컨텐츠 파워를 다시 한 번 입증시켰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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